MathGrammer 2017. 9. 18. 15:23

같은 시각, 아람데드왕궁 중추에서는 왕 이하, 측근에 의한 회의가 행해지고 있었다.

창문에서는 빛을 차단하는 커튼이 쳐지고 상아의 촛대가 밀실을 비추고 있다.


만찬회에서 불참가한 중신도 소집되어 긴박한 공기가 가득 차 있었다.

방의 허식은 없애고 중후한 책상과 의자만이 놓여져있다.


왕까지 7개의 자리가 존재하는 작은 방이었다.

서기의 자리조차 없다.

사용하는 경우는 나라의 중대사와 관련되어 있을 때뿐이라고 결정되어있다.


카시우왕은 의자에 걸터앉아 관자놀이를 강하게 누르고 있다.

책상에는 크롬백작과 엘리스의 정보가 적힌 종이에 산란되어있었다.


「……크롬백작은, 전부 진실을 토해냈지만」


다른 사람도 아닌, 카시우왕이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분노보다 고뇌가 짙은.


「안되요. 진술거부와 고문내성의 마술식이 면밀하게 장치되어 있어요. 해제하는 데 한달은 걸릴거예요」


왕의 옆에 앉아있는、젊은 백발의 소녀가 머리를 흔들며 대답했다.

거문고처럼 편안한 목소리다.

외견상으로는 12, 13살정도로밖에 안 보인다.


그녀는 무려 5대의 뱀파이어왕에게 임명된 아람데드왕국의재상, 아루마.키라우스라고 이다.

청초하게 희고 엷은 파란색의 옷도 간소하고 훈장의 종류는 하나도 없다.

그래서 조용한 위압감은 왕에 못지않은 것이었다.


보기에는 어울리지 않은 이상할 정도로 오래사는 것은 <불사>의 스킬의 덕분이라고 알려져있다.

왕조수립의 주역이자 명실공히 아람데드왕국의 넘버2이다.


「게다가 혼약파기의 며칠 전보다 크롬백작이 데려왔던 몇명의 행방이 묘연해졌어요」


「사전에 도망갔다, 라는 것인가?」


「말씀하신대로 일겁니다」


「백작의 고국, 브람왕국이 국경에 군대를 모으고 있다는 정보도 있다고 합니다!!」


명랑하고 힘차게 발언한 것은 지나치게 빨간 머리에 안경을 낀 여성이었다.

다소 몸에 딱 맞는 차색의 군복에 화장기는 전혀 없었다.


애교가 있는 활발한 용모와 표준적인 가슴둘레가 뱀파이어에는 드물다.

외견상으로는 20살정도이지만 아람데드왕국의 군무대신으로써 지휘를 휘두르는 미자리.봄이다.


카시우왕은 탄식했다.

어젯밤의 혼약파기의 사건은 젊은이의 무모한 연극이 아니었다.


오히려, 치밀하게 짜여진 파멸적인 시도였다.

왕조가 시작된 이래의 모략일지도 모른다.


「브람왕국에서 따로 보낸건 없나?」


「아직 오지는 않았지만 내일이라도 크롬백작의 인도를 요구하러 오겠죠」


「엘리스 왕녀도 함께 말인가?」


「아마도……」


크롬백작의 브람왕국과 질의 딘왕국은 아람데드왕국보다 훨씬 큰 나라이다.

솔직히 비교하면 아람데드 군사력은 그들의 수분의 일정도 밖에 안된다.


독립을 유지해올 수 있었던 것은 뱀파이어마나의 전투력과 심각하게 황량한 대지덕분인 것이 틀림없다.

양국의 사이에서 잘 균형을 유지하고 다른 국가를 대하는 것이 아람데드왕국의 기본외교다.

그 뿌리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브람왕국 근처의 귀족들도 최근 왕도에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답답한 분위기가 방에 가득 찬다.

모두가 무서워할만한 계책을 보여주었다.


크롬백작을 넘기지 않으면 그것을 구실로해서 브람왕국은 침공을 해올 것이다.

백작을 넘겨줘도 엘리스도 보내야하기때문에 같은 것이다.


워낙에 일방적이라고 하지만 약혼을 발표한 것이다.

제멋대로이지만 일단은 명문이 되고 말았다.


더욱 나쁜것은 미자리의 보고에서 뱀파이어들중에 브람왕국과 내통하는 기색이 있다고 한다.

사전에 브람왕국이 깍아 무너뜨리려고 한 것은 명백하다.

브람왕국이 진심으로 나선다면 향락적인 뱀파이어를 농락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카시우왕에게는 남계의 아이는 하나밖에 없다.

엘리스의 2명의 누나는 다른 나라에 시집가고 남은 여동생은 아직 14살이다.

왕족의 수는 적고 귀족 없이 나라를 통치할 수는 없다.


엘리스왕녀와 브람왕국 일부 귀족들이 결탁하면 왕국은 양분되고 만다.

게다가 균형을 맡을 딘왕국의 얼굴에 약혼파기로 성대하게 먹칠을 한 것이다.


보복으로써 딘왕국도 독자적으로 군사행동을 취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결국 망국의 벼랑끝이다.


누구나 같은 생각을 하는 가운데 알마가 입을 열었다.


「크롬백작과 질남작의 처우이지만 되도록 빨리 결정해야합니다.」


「으음……」


카시우왕은 눈을 가늘게 뜨고 생각했다.


크롬백작은 죽음을 각오하고 있는 듯한 결사적인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단순히 브람왕국에게 조종되어 엘리스에게 다가간 어리석은 바보이다.


살려두어도 엘리스를 현혹시킬 뿐이다.

카시우왕의 주먹에 힘이 들어갔다.


「크롬백작은 피량의 의식에 들게하지」


질은 견뎌낸 의식이지만 크롬백작이 뛰어넘기에는 불가능하다.

사실상 사형선고였다.


「질남작은 어떻게 하죠?」


불쌍한 질에 대한 동정은 출석자들의 사이에도 있다.

완전한 피해자인데다 딘왕국의 대응은 질에게 달려있다.

섣부른 짓을 하면 딘왕국도 적으로 돌아설 수 있다.


「정세가 안정될 때까지 귀국시켜서는 안된다. 아루마여, 질공의 심정을 잘 달래주어서 여기에 머물게 해라」


질이 귀국해서 딘왕국도 움직이면 아람데드왕국은 몰리게 된다.

그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원만하게 질을 다룰 필요가 있다.

다른 사람에게 맡길 수 없는 중요한 임무였다


카시우왕은 피곤한 눈으로 아루마를 응시했다.

아까 만찬회 후로 엘리스를 굳이 면회하러 가지 않았다.


그래도 친딸이다.

모습이 마음에 안든다고 말하면, 거짓말이다.


「엘리스는 무슨 말을 하던가?」


「……크롬백작을 만나게 해달라며 날뛰고 있다고 합니다.」


「근위병에게 위험이 끼칠 것 같아서 지금은 잠을 자게 해두었습니다」


아루마와 미자리는 엘리스는 잘라내 버렸다

노련한 정치가인 2사람에게는 왕족이외에는 가치가 없는 엘리스이다.


이 얼마나 바보같은 녀석인가.

전혀 상황이 이해가 안 가는 듯하다.


카시우왕은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그것은 오늘 열 몇번째의 회의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