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자. 그 후에... 59화 [오만]은 타인을 벌레라고 부른다
뒤쪽에는 기사와 모험자들이 마물의 대군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이 근처의 마물이 몰렸기 때문에 등급이 낮다는 것이다. 기사와 모험들의 연계도 어색하지만 어떻게든 버틸 수 있을 것 같다. 전방에서는 똑같이 성기사들과 기사들이 붉은 방패를 들고 있는 집단과 난전을 벌이고 있다. 우리쪽에서는 많은 기사를 마물쪽으로 배정했기때문에 수적으로 불리하다. 그래서 좀처럼 쓰러뜨릴수가 없는 듯 하다. 그리고 전장의 중앙에는 휑하게 구멍이 나있고 그곳에는 나, 왕족 3명과 레라이아씨가 있고 우리들과 대치하듯이 딘로가와 프류겔의 2명이 있다. 올랜드는 전방의 기사들에 가세해서 도움을 주고있다.
「슬슬 주위도 시끄러워졌는데 우리들도 시작할까요?」
딘로가가 가벼운 말투로 묻는다.
「이 인원의 차이로 싸우겠다고 말하는 거냐?」
「물론. 이대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어쨋든 제대로 싸우면 저는 나미닛사에게도 지니깐요. 그러니까 이렇게 할겁니다」
딘로가가 이번에는 붉은 구슬을 꺼내서 그것을 마셨다. 역시 가지고 있었나. 딘로가의 눈이 검고 붉은 눈동자로 변하고 몸의 형태는 바뀌지 않았지만 갈라진 듯한 흔적이 온몸에 퍼지고 손발톱은 검처럼 날카롭고 길어지고 등뒤에서 검은 날개가 생겼다.
「흐흐……정말로 대단해. 온몸에서 힘이 넘친다」
「뭐, 뭐냐 그건?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거냐?」
「글쎄요? 저도 모릅니다. 단 이거라면 충분히 벌레들을 죽일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나는 이 나라의 왕이 된다. 그럼, 잘 부탁드립니다」
나위리오님은 딘로가의 변화에 동요해 움직임을 멈추고 말았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딘로가가 손톱으로 나미닛사를 공격하지만 내가 막기전에 나레리라가 검을 들어 막았다.
「네가 어떤 모습이 되든지 우리들에게 한 짓을 생각하면 관계없다. 그저, 베어버릴뿐이다」
「하실 수 있을까요?」
그 말을 시작으로 나레리나와 딘로가가의 대결이 시작되었다. 격하게 부딪치지만 어느쪽도 아직 둘다 눈치를 보고 있는지 전력을 다하는 것 같아 보이지는 않는다. 나는 만약을 위해 아직 움직이지 않는 프류겔를 주의했다. 움직이지 않는 것이 뭔가 꿍꿍이가 있어보였다. 그러자 나미닛사, 나위리오와 레라이아씨가 이쪽으로 온다.
「와즈님, 딘로가는 저희가 어떻게든 하겠습니다. 이것은 왕가의 문제이니깐요」
「와즈, 너의 강함이 어느정도인가 잘 모르겠지만 가능하다면 프류겔의 시간벌기라도 괜찮으니 어떻게든 해줄 수 있겠느냐?」
「솔직히 말해서 아까의 나위리오님들을 구했을 때의 움직임을 보지 않았더라면 이런 생각도 하지 않았을거야. 실제로 프류겔은 강해. 우리들도 저녀석들을 이길수 없어……그렇지만 너라면 어쩌면……」
과연. 이렇게 될 것을 내다보고 프류겔은 움직이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나위리오님을 도왔을 때 녀석도 보고 있었을거니까. 분명 변했다고 하지만 딘로가보다 프류겔에게서 느껴지는 강함의 압력은 다르다. 뭐라고 설명해야할까, 격이 다르다고 말하는게 맞을 것이다.
「알겠어. 프류겔은 내가 어떻게든 할게. 그러니까 저쪽의 문제는 맡길게. 여차할 때는 돕겠지만 너네들 스스로 일을 해결하고 싶은거지?」
내 말에 나미닛사와 나위리오가 수긍하고 레라이사씨와 함께 나레리나와 딘로가가 싸우고 있는 장소로 향했다. 아마, 괜찮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모두 무사하게 끝났으면 좋겠다고 기도하면서 배웅을 하고 나는 천천히 프류겔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이야기는 끝났는가?」
「어, 아무래도 내가 네 상대가 될 것같아」
「……쿠큭……그거면 충분해. 내가 바라던 바다. 아까 나위리오님들을 구했을 때의 움직임을 봤었다. 무심코 눈을 크게뜨고 보게되고 전신이 떨려왔다」
프류겔은 왠지 즐거운 듯이 활짝 웃고있다.
「여기까지 오르면 아무래도 전투가 재미없어져서 말이지……오래간만의 강자와의 싸움이다! 충분히 즐겁게해줘라!!」
장갑을 [가칫! 가칫!] 소리가 나게 치면서 자신의 기쁨을 표출한다. 이 녀석 전쟁광이잖아?
「즉 나와 싸우고 싶으니까 나위리오님에게 손을 대지 않겠다는 거야?」
「그래. 분명 나는 선대왕에 대한 의리로 딘로가님에게 협력하고 있지만 저렇게 되었으니 말이야……」
프류겔은 불쌍한 사람을 보듯이 변모한 딘로가에게 시선을 향했다. 나도 그 시선을 따라 눈을 돌렸다. 결계마법으로 공격을 막는 나미닛사 교묘하게 채찍과 마법을 사용하며 격하게 싸우고 있는 레라이아씨, 가끔 자신도 마법으로 엄호하면서 모두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는 나위리오, 아무래도 선전하고 있는 것 같다. 그것을 확인하고 시선을 원래대로 돌리자 프류겔이 [뭐?]라고 반응할만한 행동을 하고 있었다. 쓴웃음밖에 나오지 않는다.
「그러면, 슬슬 우리들도 시작할까?」
「언제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