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피에 입맞춤을 36화 엘리스에게 건네받은 보석
굴욕이 되살아나고 다리 떨릴 것 같다.
크롬백작은 투구를 땅에 내려두었다.
엘프들의 몸짓이 멎는다.
크롬백작은 브람왕국의 대귀족이다.
아람데드에서도 상당히 잘 알려져있다.
그것보다도 왜 그가 이곳에 있지?
죽었다는 것은 오보였던걸까.
혹은……나와 같이 모습을 변장한 누군가 일지도.
그의 정체를 파헤치려고 해도 나도 전해들은 정보밖에 없다.
그것을 따지려고 하면 안된다.
「내 재력은 알고있겠지! 짧게 내 용건만 말하면 이만큼의 돈은 너네 몫이 될 것이다! 자, 어떻게 할거지?」
언덕 아래에 있는 기사가 말에 실려있던 엄중하게 보관된 상자를 가져온다.
기사가 천천히 열자 상자에는 황금이 가득 차있었다.
「오오……이, 무슨……」
「눈부시구나, 정말로 눈이 부셔……!」
눈부신 황금의 빛은 단숨에 엘프들을 삼킨다.
세룸과 실라, 그리고 소수의 엘프들만 움직이지 않는다.
「그럼, 그곳에 있는 너는……내 제안에 불복하는건가?」
왔다, 여기다.
이 정도는 아직 예상의 범주이다.
「딘왕국이 이미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대로 전쟁으로 향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습니다」
순식간에 엘프들은 의식을 나에게 돌리고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그럴 것이다, 딘왕국은 반란의 계산외였을 것이다.
「어, 어떻게 된 일이냐!?」
「어제, 딘왕국의 인간이 저희들의 마을을 통과했습니다. 그 쪽분들은 저희들의 움직임을 어느정도 파악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무……! 어째서 막지 않았던 것이냐!」
격하게 반응하는 엘프들에 대하여 세룸이 엄청나게 곤란한 듯한 목소리를 냈다.
협의대로 이야기를 진행해주고 있다.
「엘리스왕녀의 혼약이기전에 딘왕국은 동맹국입니다. 편지도 있었고 만류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아니면……회화에서 결론이 나기전에 딘의 인간을 죽인 편이 나았습니까?」
「그, 그것은……그러나, 그러면……!」
황금에 눈을 빼앗겼던 몇명인가가 기분이 틀어진 것 같았다.
눈에 핏발이 선 사람들도 많았지만 회합에 망설임이라는 싹이 퍼졌다.
주위에 알려지지 않은 채 궐기하지 않으면 전략적가치도 반감된다.
애초에 엘프의 전력은 크지않다.
딘왕국이나 아람데드왕국에게 공격받으면 승산은 없다.
물론, 이것은 내 허세이다.
실제로는 내가 여기에 있으니, 딘왕국은 아무것도 모른다.
그러나 딘왕국에도 가까운 엘프들이다.
딘왕국의 용맹과 의리심은 유명하다.
잠시라도 배후가 꺼림칙하다면 움직일 수 없게된다.
그러나 크롬백작은 허리에 손을 얹고 아주 침착하게 있었다.
「기다려주게나, 제군……아무리 그래도 너무 예단하는 것 아닌가. 왕도에서 이곳까지의 거리! 이상하지 않는가?」
「그, 그렇다! 우리들의 말로는 1주일정도 걸린다, 게다가 어디에서 딘이 그 정보를 알고 있는거지?!」
「……제가 말했었습니다」
실라가 슥하고 앞으로 나왔다.
그녀를 알고있는 사람들은 일제히 숨을 삼켰다.
「제가 도중까지의 길안내를 맡았습니다. 제가……어디서 왔는지는 이 자리에 계신분들은 알고 계실겁니다」
실라의 일은 의장도 알고있다.
노예로 보내졌던 것, 그리고 지금 이곳에 있는 것, 그 의미는 대단했다.
「실라……시련을 넘어 수년전 왕도에 보내졌던 아이다……」
「……별 의미없이 뱀파이어가 아이를 놓아줄리가 없다. 인질로 사용했을 것이다」
나쁘지 않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실라가 이만큼 인근 마을에서도 유명했던 것은 운이 좋았다.
크롬백작이 턱을 내리고 내쪽으로 걸어왔다.
그도 이대로는 물러날 수 없었다.
「그리고……증거는 있는가, 너. 겁이나서 모두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는건 아닌게냐?」
엘리스를 통하지 않았으면 이정도로 빠르게 정세를 알 수 없었을 것이다.
모든 파편이 내 수중에 있다.
나는 가슴에서 금 목걸이, 즉 붉은 루비를 보여줬다.
엘프들의 시선이 일제히 쏠렸다.
한눈에 알 수 있을정도로 고급 보석이다.
엘리자가 말하기를 딘의 선물로도 충분히 사용될만한 물건이라는 것 같다.
「그 보석이 달려있는 목걸이는 딘의 사람이 길안내의 답례로써 남기고 갔습니다. 그리고 딘의 금화도 있습니다. 이것으로 믿어주시겠습니까?」
엘프들에게도 드디어 동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엘프의 마을에 없는 물건은 큰 설득력이 있다는 예상은 맞았다.
물론, 열기가 식지는 않았다.
불만이나 원한이 발단이다, 그것이 해소되지 않으면 안된다.
크롬백작은 내 손에 있는 목걸이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다음 수로 이것을 트집잡을 생각일까?
하지만 돌아온 것은 의외의 반응이었다.
「왜……비석이 이곳에 있는거지!? 우리들의 비원, 그 중의 1개가 왜 이곳에 있는거야!」
여태까지의 상쾌하고 귀족스러운 말투는 없었다.
갈라지고 노인같은 새된 목소리가 겹쳐서 났다.
크롬백작에게 뭔가가 일어났다.
「레날녀석, 이것을 알고있는건가? 계획은, 계획은…………왕도는 어떻게 되고 있는거지!?」
절규하면서 뭔지 잘 모르겠는 것을 떠들어대고 있다.
크롬백작의 시선은 내 손에 있는 루비에 꽃혀있었다.
갑자기 벌어진 이상한 광경에 반란파의 엘프들이 몰려와다.
「무, 무슨 일이신가요……사자님!? 저희는 당신밖에 없다고요!!」
「그, 그래! 저건 단순한 보석에 장식품, 당신의 황금쪽이……!!」
「……닥쳐」
크롬백작이 차가운 으름장을 내고 칼자루에 손을 댔다.
말도 안돼, 왜 검을!?
「위험해!!」
내 말이 끝나기 전에 크롬백작은 검을 꺼냈다.
갑작스런 일에 반응할 수 없었다.
미스릴의 창백한 칼이 날카롭게 휘둘러졌다.
웅성거리면 엘프들을 크롬백작은 주저없이 베어버린 것이다.
피가 튀는 엘프가 쓰러지면서 크롬백작은 나에게 검을 겨눴다.
그 앞에 있는 것은 내 목덜미ーー아니, 진홍의 루비였다.
욕망에 찌든 얼굴을 일그러뜨리면서 크롬백작이 절규한다.
지금까지의 귀족의 모습은 사라졌다.
「비석으을!! 《신의 눈동자》를 내놔아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