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자. 그 후에... 91화 마라오의 구원요청
마짱이라고 불린 짐승귀의 소녀가 하오스이의 달려들어 껴안았다. 소녀의 머리는 금발에 꼿꼿이 선 금색의 고양이 귀가 달려있고 그 얼굴은 땀범벅에 슬픈 듯한 표정을 하고 있다. 분명 평소에는 눈꼬리가 올라간 쾌활한 듯한 얼굴을 하고 있을 것이다. 복장은 표범의 털을 사용한 듯한 천을 가슴과 허리, 발을 감싸고 있다. 그런 복장이라 노출도가 높다. 그리고 가려져있지만 작은 가슴과 엉덩이가 선명하게 보인다. 엉덩이에는 머리와 같이 금색의 고양이 꼬리가 붙어있다. 그런 소녀가 하오스이에게 안기채 다급한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도아줘 하오짱!! 이대로라면 우리들 수인족이 사라져버려!」
「……무슨 일이야?」
하오스이의 말에 소녀가 계속 말을 하려고했지만 이제서야 우리들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는지 무서워하며 하오스이의 뒤에 숨어서 위협하듯이 눈을 날카롭게 뜨고 이쪽을 노려보기 시작했다.
「므~, 므~」
「……진정해……남편과 메알과 세레나는 신용할 수 있어……다른 사람은 모르겠지만」
그레이브씨도 믿을만 하다고. 플로이드는 못 믿겠지만. 그런데 말하면 이야기가 진행될거 같지 않는데다 왠지 소녀가 초조한 것 같으니 어쩔 수 없겠지. 내가 하오스이에게 그레이브씨와 플로이드의 일을 설명하고 그것을 하오스이가 타이르듯이 소녀에게 전하자 겨우 소녀는 노려보는 것을 그만두고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한번 소녀에게 진정하라고 시간을 주고 우리들은 자리를 만들었다. 하오스이가 누워있는데 침대를 중심으로 주위에 모였다. 하오스이의 강한 희망으로 나는 하오스이의 옆에 침대 위에 앉게되었다. 그레이브씨와 플로이드는 히죽히죽 웃었고 세레나씨는 왠지 흐뭇한 듯이 하오스이를 보고있다. 플로이드는 나중에 때려야지. 메알은 어느샌가 내 머리위에 있었고 소녀는 나와는 반대방향의 하오스이 옆에 앉아있다.
「자, 그래서 뭔가 큰일이 났다고 한거 같은데 무슨일이 있는거지?」
그레이브씨가 바로 본제를 꺼내자 소녀가 각오를 다진 얼굴로 이야기했다.
「제 이름은 마라오=레가닐. 서쪽에 있는 수인의 왕국 [레가닐]의 왕 기오=레가닐의 딸입니다」
그렇게 말한 소녀, 마라오은 천천히 우리들에게 머리를 숙였다.
「……전에 사람들에게 노예가 될뻔 했을때 도와줬어」
하오스이가 그렇게 말하자 마라오은 얼굴이 빨갛게 되어 반론했다.
「그때는 다른 동료들을 도우려고 했는데 약간 실패했을 뿐이야!!」
화낸다는 느낌보다는 하오스이와 사이가 좋다는 느낌이 든다. 아마도 그때 이 두사람은 친구가 된 거겠지.
「그래서 도와줬으면 한다는 말은 뭔가 큰일이 일어났다는 겁니까?」
플로이드가 이야기의 다음을 재촉하자 마라오은 진지한 얼굴을 하고 우리들에게 말했다.
「네. 왕의 딸로서 용자 하오스이에게 협력을 부탁드리고 싶어 왔습니다. 현재 저의 나라는 온건파와 강경파로 양분되어 있습니다. 저희들 왕족은 온전파에 속하고 있지만 전투에 특화된 수인의 대부분이 강경파에 소속되어 있어 발언권이 없습니다. 수인은 강한자를 따르는 경향이 강하니까. 강경파의 가장위에 있는 것은 아버지의 동생인 디이즈=레오닐. 그는 저희들 수인중에서도 가장 강하고 상냥했었지만 어느날 갑자기 사람이 변했고 지금은 수인의 지위향상, 노예수인의 해방을 선전문구로 나라의 남쪽에 있는 수인노예를 다수 갖고있는 왕국과 전쟁을 하려고 합니다. 이유도 기분도 알겠지만 그 수단은 동의할 수 없습니다. 전쟁은 양쪽에게 증오밖에 주지 않으니까. 저희들 온건파는 디이즈의 강행을 막으려고 했지만 반대로 아버님을 포함한 수많은 사람이 잡혀버렸습니다. 지금 왕국의 실권을 쥐고 있는 것은 디이즈이고 계속해서 전쟁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엄청 대단한 일이 벌어지고 있구나. 나는 주위의 사람들을 확인하자 그레이브씨와 플로이드는 뭔가 골똘하게 생각하고 있고 세레나씨는 뭔가를 적고있다. 하오스이는 언제나와 같은 표정이라 잘 모르겠다. 메알은 하품을 하고 있다. 졸린거야? 내가 언제나와 같이 메알을 쓰다듬자 하오스이는 메알에게 부러워 하는듯한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그래서 빈 손으로 하오스이의 머리를 쓰다듬자 그레이브씨가 진지한 표정으로 마라오에게 말했다.
「사정은 알겠어. 그래서 용자 하오스이에게 무엇을 부탁할 생각이었지?」
「저와 함께 왕국으로 가서 먼저 아버지를 도와줬으면 합니다」
「먼저라는건 다음이 있다는거구나?」
「그 후는 아버님들과 함께 강경파를 막는 것을 도와주셨으면 하는데……」
「간단하게 말하는데 알고있어? 강경파는 대부분 무투파이지? 분명 싸움이 될거야. 그것은 큰 위험이 따르지 않을까?」
「그건……그렇지만……」
마라오은 더 이상 할말이 없는지 고개를 수그리고 말았다. 손을 굳게 쥐고 아무말도 하지 않는다. 그러자 나에게 쓰다듬어지고 있떤 하오스이가 마라오에게 얼굴을 향했다.
「……나라면 괜찮아. 친구가 곤란해하고 있으니까 도와줄게」
「……하오짱」
마라오이 기쁜 듯이 그러면서도 미안하다는 듯한 표정을 하오스이에게 짓는다.
「그렇게 말했지만 지금 몸의 상태라면 무리야. 자신의 상태가 만전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있지? 그런 상태로 가는 것은 자살행위나 다름없어」
「……알고있어. 그러니까……」
응? 하오스이가 나에게 시선을 돌린다……앗!! 왜지. 등에 오한이. 하오스이가 다음에 말할 것이 예상되었다.
「……남편에게 부탁할게. 마짱을 도와줘」
그럴 줄 알았다. 그래도 나는 메알과 하오스이를 계속 쓰다듬는다. 아무 대답을 하지 않자 마라오가 놀라움으로 가득찬 표정으로 하오스이에게 물었다.
「에에!! 하오짱 결혼했어?」
「……아직 하지않았어. 그래도 장래가 되면. 반드시. 절대로. 확정사항」
그 다짐은 나에게 말하는 거지? 내가 쓴웃음을 짓고있자 그레이브씨들이 계속 말을 이었다.
「뭐, 와즈군이라면 순식간에 끝내버리겠지. 축하해」
「그러면 안심이네요. 축하드립니다」
「와즈님에게 맡겨두면 괜찮을 겁니다. 축하드립니다」
「큐이! 큐이!」
왜 모두 마지막에 축하의 말을 던지는 거야. 아직 결혼하지 않았다고!! 할 예정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왜 벌써 결정한거냐고!!
「……음, 이야기가 이해되지 않는데……」
「……마짱, 남편에게 맡겨두면 괜찮아. 남편은 나보다 강해」
「에에!! 하오짱보다 강하다고?」
마라오가 나에게 의심스러운 듯한 표정을 보낸다. 미안합니다. 자주 의심을 받지만 사실입니다.강함에 관해서는. 결혼은 아직 하지 않았습니다. 그건 믿어주세요.
「……부탁해 남편. 도와줘」
하오스이가 다시 나에게 부탁했다. 표정은 언제나와 같지만 눈에서 진지함이 전해졌다. 정말로 친구를 도와줬으면 하는 거겠지. 진심이라는 것이 느껴졌다. 뭐, 하오스이가 지금 이런 상태인 것은 나에게도 원인이 있으니까……그런가?……뭐 됐어. 게다가 이런 진지한 표정으로 부탁받았는데 거절하는 것은 찝찝하니까……어쩔 수 없네……
「……알았어. 좋아. 단, 우격다짐으로 해결하게 되어도 상관없어?」
「……문제없어」
아니아니, 하오스이에게는 문제없어도 마라오에게는 문제가 될 수도 있잖아!!
「하오짱의 남편이 디이즈를 쓰러뜨려준다면 문제는 해결됩니다. 강한자로서 수인을 눌러주면 남은건 저희 온건파가 해결하겠습니다. 원래 하오짱에게 그 역할을 맡길 생각이었기 때문에」
아, 그런 거겠죠. 그 정도는 나로도 어떻게든 할 수 있겠지?
그리고 나는 마라오와 함께 서쪽에 있는 수인의 왕국을 향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