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피에 입맞춤을. 2장 2화 네루바
검은 이미 집어넣었지만 뒤숭숭한 분위기는 점점 더해졌다.
주위에서도 이 질문의 의미를 이해했다.
자칫 잘못 대답하면 끝이다.
미자리는 <신의 눈동자>를 알고있을까.
만약ーー내가 <신의 눈동자>를 사용했다는 것을 안다면 미자리가 어떻게 나올까?
말을 신중하게 선택하지 않으면 안된다.
지금도 실라의 감지능력을 뛰어넘어 칼을 들이댄 것이다.
인사대신으로 한 것같은데 자세가 挨拶代わりのハッタリだろうが、姿勢が透けて見えるようだった。
「일단, 딘으로 돌아가려고 했는데……가는 도중에 사령술사를 쓰러뜨리고 엘프를 도우게 되었습니다」
버벅거리며 말했지만 거짓말은 하지않았다.
사령술사, 라고 말했을 때 미자리의 어깨가 움찔했다.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이제부터가 문제였다.
내가 왕도로 돌아가는 것은 <신의 눈동자>를 돌려놓기 위해서다ーー이것을 솔직하게 말해야할까.
도박이지만 말해야한다.
미자리는 적이 아니다.
사령술사와 싸우는 동지이다.
<신의 눈동자>의 힘에 관해서는 왕도에 돌아가서 상세히 말하는 편이 나을 수 도 있다.
일단은, 갖고있다고만 전하자.
엘리스에게서 받은 선물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서 말하면 엉뚱한 생각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이미 <신의 눈동자>를 찾아다니는 중일수도 있다.
나중에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 들키면 오히려 변명하기 어려워진다.
「엘리스에게서 받았던 보석이 아무래도 중요한 물건인 것 같아서 아람데드왕국에 반납하기 위해ーー엘프의 유지와 함께 왕도로 돌아가는 중이었습니다……」
「흠……」
미자리는 팔짱을 끼고 신음하며 생각하지 시작했다.
나와 미자리, 양자에게 이 만남은 뜻밖의 일이었다.
「그 보석이라는 것이 어떤거죠?」
약간 떨리는 손으로 나는 가슴팍에서 <신의 눈동자>를 꺼냈다.
아직은 힘을 발휘하고 있지 않아서 평범한 루비로 보였다.
잠시동안, 지긋이 미자리가 <신의 눈동자>를 응시하였다.
「제 눈에는 그저 예쁜 루비로 보입니다만. ……마술사가 아닌 저로써는 잘 모르겠습니다」
미자리는 아무것도 모르는 건가……?
그렇다면 <신의 눈동자>를 알고 있는 사람은 왕족인 알마정도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나에게도 미자리에게 듣고 싶은 것이 있었다.
미자리는 왕도를 지키는 중요한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왜 이런 곳까지 와있는 것일까.
<신의 눈동자>를 품에 넣고 나는 물어보았다.
「미자리씨는, 무슨 일로 여기까지……?」
미자리는 팔짱을 풀지 않고 나를 쳐다보았다.
난처하다는 표정을 감추지 않고 말했다.
「브람왕국과 접한 보루의 하나가 연락두절이 됐습니다……. 그래서 왕도주변의 귀족들을 불러들이려고 가던 도중이었습니다만……」
갑자기 미자리가 입을 다물었다.
안개속을 응시하듯이 주변을 둘러본다.
「……누군가가 마중나왔네요」
갑자기 기분나쁘다는 목소리를 낸 미자리가 숲을 쓱 훑어보았다.
나도 그 방향으로 눈을 돌렸다.
짙은 안개가 덮여있지만 사람모형이 보였다.
숲의 큰 가지에ーー소년 1명이 서있었다.
등에는 날개가 있다.
날개를 가진 희귀한 수인이었다.
나이와 몸집은 나와 비슷했다.
호기심과 흥미가 생겼다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지금도 나무에서 이쪽을 내려다보며 씨익 웃고 있다.
「이야이야! 역시 미자리씨는 대단하네……. 어떻게 내 기척을 그렇게 빨리 찾아내실 수 있는거야?」
미자리하고 아는 사이인가?
그렇지만 잠깐 본 미자리는 화난 것 같아 보였다.
「친한 듯이 이름으로 부르지마, 라는겁니다!」
미자리는 갑자기 검을 휘둘렀다.
게다가 이도류, 소문으로만 듣던 진심으로 싸울 때의 스타일이었다.
소년은 당황하는 기색도 없이 가지위에서 일어섰다.
날개가 있어서인지 조금도 몸이 흔들리지 않았다.
「엇차, 자기소개정도는 하게해줘! 묻기전에 이름을 밝히는 게 내 방식이니까」
날카로운 목소리로 소년은 말을 이어갔다.
「내 이름은 네루바! 재탄교단 오망성대주교 중에 1명이야! 뭐, 가장 신참이지만」
「뭐라고……!?」
「어라, 그 반응……어디선가 내 교단에 관해 들은적이 있는거야?」
이런, 너무 티나게 반응해버렸다.
아냐, 달라!
저녀석은ーー적이다!
「미자리씨, 저녀석은……!」
「저도 알고 있어요!」
미자리는 이미 도약했다.
그것도 네루바를 향해 일직선으로.
양손의 검이 교차하듯이 일섬한다.
검의 궤적을 눈으로 쫓는 것만으로 힘에 부쳤다.
안개와 함께 베어버리는 검격이었다.
그렇지만 검이 닿은 순간 네루바의 모습이 흐려지더니 사라졌다.
「이 자식이……!!」
나무를 박차고 미자리가 날뛰기 시작했다.
그 앞을 바라보니 그곳에는 어느샌가 네루바가 있었다!
「순간이동!?」
내가 외치자마자 동시에 미자리가 다시 검을 휘둘렀다.
말그대로 칼부림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도 네루바의 모습은 안개속에 스며들면서 사라졌다.
지원하고 싶지만 애초에 움직임이 너무 빨라서 따라갈 수가 없다.
「으~응, 저로써는 조금 봐주고 있는거예요?」
「우왓!?」
내 발밑에 네루바의 모습이 나타났다.
그 순간 미자리가 착지해 이도류를 휘두른다ーー그리고 동시에 네루바는 모습을 감췄다.
하늘 전체에서 네루바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형태가 없는 안개 전체가 흔들리는 것 같았다.
「미자리씨, 처음하고 비교하면 움직임이 둔해진 것 같네. 오늘은 그만 쉬는게 어때~?」
멈춰선 미자리가 까득하고 이를 가는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반론하지 못하고 분하다는 듯이 검을 집어넣었다.
「내 신조는 불살, 앞으로 2일후면 계획이 완성될ーー예정이야. 그때까지 얌전히 있어줘!」
「설마……」
나는 미자리가 아까 말했던 것을 떠올렸다.
귀족들을 만나러 가는 길이었다고 미자리는 말했다.
미자리는 힘없이 어깨를 떨어뜨린다.
「맞아요……저희들은 이미 2일정도 안개속을 헤매고 있는 중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