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자. 그 후에... 127화 수인들과 어느 집단이 찾아왔다
이 나라도 꽤나 복구가 되었다. 우리도 노력했지만 역시 가장 도움이 된 사람들은 카가네의 상회였다. 3개월전까지만 해도 거의 괴멸적으로 물자가 전혀 없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카가네는 자신의 상회에 지시를 내려 그레이브왕과 의논하여 거의 무상으로 다양한 물자를 조달해왔다. 무상으로 해도 괜찮은거야? 라고 묻자, 카가네는 [뭐, 원래 돈을 번 이유가 오빠를 찾기 위한 비용이었으니까. 그 목표가 달성된 이상, 더 벌 필요성이 느껴지지 않아~!! 그리고 그레이브왕에게서 장래에 우리 상회를 우대해준다는 약속을 받아뒀어. 길게보면 우리도 이득이야!!」라고 했다. 일단 그것을 들은 나는 카가네의 머리를 상냥하게 쓰다듬었다. 정말로 자랑스러운 여동생이다.
「그때는 자랑스러운 아내라고 말해달라고」
……생각을 있는 것은 그만둬줘.
그리고 이 나라의 재건을 돕던 어느날, 마을 밖에 수인의 집단과 왠지 여성들만 있는 집단이 나타났다는 보고를 들은 우리들은 마을의 입구로 갔다. 그곳에는 데이즈, 데이즈의 딸, 기드씨와 몇명의 수인들 외에 수인 나라의 왕 기오왕과 그 딸 마라오가 함께 있었다.
「오랜만입니다, 기오왕」
「건강해서 다행입니다, 구세주님」
그 별명은 부끄러워서 이름으로 불러달라고 말했다. 하오스이와 마라오는 오랜만의 재회에 기뻣는지 서로 얼싸안고 있었다. 나도 데이즈와 기오왕과 악수를 나누자 뒤쪽에 있던 여성들의 소개를 받았다. 응? 왜 나한테 소개해주는 거야?라고 생각했는데 소개받고는 납득했다. 그 총 50명가까이 되는 여성들은 모두 그레이브왕의 아내들이었다. 이야, 솔직히 놀랍네. 모두 예쁜 사람들 뿐인데다 다양한 직업을 갖고있었다. 기사나 마법사같은 전투직은 물론, 상인이나 농가, 메이드등의 직업도 있다. 이야기로는 들었지만 직접 눈앞에서 그 사람들이 있으니까 솔직히 놀라웠다. 그 자리에서 쭉 소개를 받았지만 전부 외울 수는 없을 것 같다. 기오왕이 나와 그레이브왕과의 관계, 이 나라를 부흥시킨 것을 듣고는 굉장히 놀라워했다. 그리고 수인들과 그레이브왕의 아내들과 함께 성으로 안내했다. 그 사이에 데이즈의 딸이 나랑 거리를 취하려는 것이 신경쓰였다. 내가 뭔가 했었나?
성으로 안내하는 도중에 이야기를 들어보니 아무래도 동맹의 이야기를 좀더 자세하게 나누기 위해 직접 왔다는 것같다. 성으로 안내받은 기오왕을 그레이브왕과 대면시킨 후에 회담장소에서 나가려고 했는데 갑자기 양쪽에서 붙잡았다.
「음~……두 나라사이의 이야기니까 저는 필요없지 않아요?」
「와즈님은 저희 두나라를 구해주신 영웅입니다. 이 동맹의 증명, 입회인으로써 와즈님말고는 어울리는 자가 없습니다」
「나를 이 자리에 세운것도 와즈군이잖아? 그런데 자기만 편하려고 하다니, 내가 용납하지 않을거야」
그렇게 말하면 거절할 수 없네. 하아……
나는 체념하고 자리에 앉았다. 사로나들은 마라오과 데이즈의 딸을 데리고 마을의 복구작업을 도우러 갔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회담의 내용은 순조롭게 흘러갔다. 뭐, 문제가 생길거라고 원래부터 생각하지 않았지만. 순조롭게 회담은 진행되었고 교역과 병사의 합동연습등 자세한 부분도 조정되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두 사람이 일어서서 굳게 악수를 나눴다.
「좋은 이웃이 될것 같군요」
「그거야 당연하지, 내 아내중에서 수인들도 있으니까. 그녀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남편이고 싶어」
「아, 그러고보니 아내분들 50명정도가 이미 이 성의 응정십에 와있어요」
내가 이제 떠올랐다는 듯이 말한 순간, 그레이브왕의 모습은 이 방에서 사라졌다. 뭐, 내 눈에는 보였지만. 아무래도 아내들을 만나러 간것같다. 나는 그 빠른 몸놀림에 그레이브왕의 모험자로써의 별명가 [질풍신뢰]라는 것을 오랜만에 떠올렸다. 그레이브왕이 갑자기 사라져서 놀라고 있는 기오왕에게 쓴웃음과 함께 아내들을 만나러 갔다고 말해줬다. 그러자 데이즈가 말을 걸어왔다.
「……잠깐 괜찮나? 와즈공」
「응? 무슨 일인데?」
무슨 문제라도 생겼는지 데이즈의 어딘가 난처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나에게 말했다.
「사실은……그……긴히 부탁할 것이……있는데……」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뭐지? 말하기 힘든건가. 아니면 정말로 뭔가 문제가 생긴걸까? 이 주위에 드래곤이라도 나타난 것일까? 그것도 아니면 몹쓸 인족이라도 왔나?
「부탁할 거? 뭔데?」
「……으음……」
진짜 말하기 어려운 일인가. 시간을 질질 끌며 말하지 않는 데이즈의 사정을 이미 알고있는지 기오왕이 [부탁이잖아, 확실하게 말해야지]라며 데이즈의 등을 밀었다. 도대체 무슨일이지?
「……알았어……」
데이즈는 뭔가 결의에 찬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고는 깊게 머리를 숙였다.
「와즈공, 부디 내 딸, 마오린과 싸워줄 수 있겠는가?」
「……뭐?」
왜 내가 데이즈의 딸과 싸워야 하는거야?
「사실은 딸이 어떻게든 와즈공과 싸우고 싶다고 말해서……어떤가?」
「……뭐……생명을 노리지 않는 정도, 훈련의 일환으로도 괜찮다면야……」
「그거면 충분하다……미안하다……」
내가 승낙하자 데이즈가 안심했다. 그렇게 병사의 훈련용으로 만든 장소에서 데이즈의 딸과 싸우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