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번역/붉은 피에 입맞춤을 ~엉터리 능력으로 인생역전~

붉은 피에 입맞춤을. 2장 8화 검은날개보다

MathGrammer 2017. 12. 26. 16:34

내 오른팔에서 흐르는 피가 안개가 되어 날아간다.

아무래도, 잘 될것 같다.


평소라면 조작계스킬로 질량은 바꿀 수 없다.

이것도 <혈액증대> <혈액조작>를 함께 사용할 수 있으니까 가능한 방법이다.


「……쓸데없는 짓 하지마. 네 노림수는 나쁘지 않지만 뭔가 중요한 것을 잊은거아냐? 마력이 있으면 조작하기 어렵다는 것을? 이 안개는 네 생각처럼 그렇게 간단하게 조작되지 않을거야」


실제로 안개의 흐름을 파악하며 조작했다. 내 피가 안개에 스며드는 속도가 점차 빨라졌다.

공중에 뜬 붉은 안개가, 퍼져나갔다.


「그래, 네 말대로야. 마력이 포함되어 있으면ーー내 피는 스며들어가 버려」


<혈액조작>으로는 아무리 피라도 마력이 조금만 포함되어 있으면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짙은 곳에서는 전혀 영향을 주지 못한다.

즉, 마력의 농도를 알 수 있는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숲 전체의 안개를 다루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정도로 할 필요는 없다.


물론 마력의 농도를 알았다고 해도 나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이 이상의 일을 해낼 힘이 부족하다.


「네루바……너에게 적의라는 것이 없어서 다행이야」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만약에 순간이동을 이용한 공격, 안개에 독을 섞었다면 쉽게 당했겠지.


내 붉은 안개가 숲 상공을 덮고있다.

따끔하고 관자놀이가 아프다.


이정도까지 대량으로 피를 분출한 것은 처음이다.

아주 조금씩 빠져나왔다고 하지만 피의 총량으로 따지면 치사량을 넘고있다.


올려다보니 새빨간 장막이 숲을 덮고있는 것 같았다.

아침의 햇살과 피가 교차되어서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부분부분에는 물들지 않은 부분도 있었다.

내 힘이 닿지 않는 곳이다.


「저기입니다!」


실라가 큰소리로 가리켰다.

그 앞에는 검고 마른 까마귀가 있었다.


나무사이를 뱀처럼 날아다니고 있었다.

나에게는 붉은 안개를 피하는 것처럼 보였다.


내 생각이 맞는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그래도 저 까마귀가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일단 장소를 파악하고 나서부터는 계속 쫓아가는 것 뿐이다.

까마귀는 최대한 내 안개에서 벗어나려고 한다.


「장소만 알아낸다면 어떻게든 할 수 있습니다……!」


가장 가벼운 실라가 나무를 박차고 뛰어오른다.

까마귀도 몸부림치지만 내 안개에 닿으려고 하지 않는다.


만약 닿는다면 그 부분을 굳혀서 발을 묶을 수 있다.

넘실거리는 붉은 안개가 점점 까마귀에게 접근하고 실라가 앞을 가로막듯이 나무가지를 잡는다.


「왜……나를 노리지 않았어?」


네루바는 단념한 것 같았다.


「만약 이 안개의 결계가 완전무결이라면 너가 나타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어ーー그렇지? 미자리씨가 했던 일들은 전부 허탕이 아니었어. 아마도 나무를 닥치는대로 쓰러뜨렸다면 해결했을거야」


네루바가 도발하면 무시할 수 없다.

망가뜨린 부분을 원래대로 되돌리는 것은 본다면 포기할 것이다.


중요하는 것은 이런 식의 인상을 줘야만하는 결계라는 것이다.

심리의 헛점을 찌른다. 혹은 초조하다는 감정을 이용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ーー나도 그란초와 만나지 않았더라면 깨닫지 못했을 것이다.

시간을 계속 낭비하고 있었을 것이다.


실라는 착실하게 나무가지를 발판으로 삼으며 까마귀에게 다가갔다.

안개 속에서 잘 안보이는 나무가지나 줄기의 위치를 제대로 파악하면서 가속한 것 같다.


「내가 직접 말할 수 없지만ーー후회할지도 몰라」


네루바가 걱정하는 듯이 중얼거렸다.


「……무슨 의미야」


「안개가 있는 한, 너가 하고싶은대로 해도 돼. 하지만, 안개가 사라진다는 것은……내 역할도 사라져버린다는 거야」


붉은 안개는 이제, 까마귀가 나는 속도와 엇비슷하게 움직였다.

더 넓힐 필요가 없다. 쫓아가기만 하면 된다.


한발짝만 더……!

실라가 일격을 넣기 직전, 까마귀가 급하강했다.


그대로 지면에 격돌하는 듯한 기세로 내 눈 앞에 착지했다.

까마귀의 몸이 공기를 가둔 천처럼 부풀어오르다가 터졌다.


불길한 칠흑의 날개가, 주위에 흩뿌려진다.

그 속에서 누군가가 웅크리고 있는 것이 보였다.

날개는 마력과 호응하듯이 회오리처럼 솟구쳤다.


온몸이 새까맣고 종이처럼 무채색의 은발이다.

어깨가 넓어서 나는 남자라고 직감했다.


일어서자 키가 꽤 컸다.

하지만 광대뼈가 솟아올라 있어 비정상적으로 여위어 보였다.

연령은 20대 중반정도인가?


나는, 그의 얼굴에 낯설지 않은 기운이 느껴졌다.

직접 만난적은 없는 것같은데ーー.


「네루바……실패했구나. 쓸모없는 소년같으니라고. 지금부터는 내가 해결하겠다……」


끈쩍하게 달라붙는 듯한 느낌으로 머리를 기울였다.

목소리를 듣자, 누군가가 떠올랐다.


면식은 없지만 알고있다.

꿈속에서 봐성ㅆ다.


그의 이름은ーー레나르!

엘리스의 오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