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피에 입맞춤을. 2장 19화 속죄의 제단
지키고 있었다.
작은 석조 제단의 위에 기사단장인 로아조차 어찌할 수 없는 강력한 결계가 펼쳐져 있는 것이 보였다.
하지만 결계는 교단의 마술에 의해 천천히 벗겨지고 있었다.
「슬슬, 인가」
동굴에는 수십명의 리위아상기사단이 있다.
긴장감이 높아지는 것은 로아도 알고 있었다.
제단에서 붉은 빛이 새어나오고 사령술사들이 일제히 숨을 삼켰다.
그들의 비원인 <신의 눈동자>의 봉인이 드디어 무너지는 것이었다.
「……이것으로……하아, 약속은 지켰습니다」
제단앞에 선 검은 마녀도 상당히 들떠있었다.
「수고했다, 대주교공」
칼자루에 손을 댄 로아는 짧게 대답하고 제단으로 걸어갔다.
왕도강습의 주도권은 브람왕국에 있는것이 당연하다고 로아는 생각했다.
<신의 눈동자>를 갖고 돌아가는 것은 리위아상기사단이어야 한다.
작전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이제 남은 것은 배신의 가능성뿐이었다.
제단의 앞에는 진홍의 보석이 장식되어있는 금목걸이가 있었다.
결계의 붉은 빛이 파박파박 튀기며 원래대로 돌아가고 있었다.
「하나는 레나르가 갖고있는 건가」
「……그렇습니다……결계가 원래대로 돌아가고 있으니……얼른……」
로아는 <신의 눈동자>를 쥐고 의복의 주머니에 넣었다.
이 작은 보석을 위해 로아의 오빠인 크롬백작은 죽었다. 브람왕국은 모두를 적으로 돌렸다.
남은건 <신의 눈동자>를 무사하게 갖고 돌아가는 것 뿐이다.
되찾기만 해서는 의미가 없다.
「왕궁에 움직임이 있었다고 합니다」
길리엄이 급히 달려와서 로아에게 보고했다.
「알마재상이 이쪽으로 오는건가」
「정찰의 보고에는 300명정도였나. 이 제단을 강습을 생각이겠지」
로아는 길리엄과 검은 마녀에게 끄덕였다.
지금까지의 흐름은 모두 계산 내였다.
「예정대로 나는 1개대대와 함께 멀리돌아 왕궁으로 향한다. 엘리스왕녀가 또 다른 <신의 눈동자>를 갖고있다는 게 확실하겠지?」
「……그럴겁니다……」
리위아상기사단은 그동안 왕궁의 공격에 동참하지 않았다.
굳이 양동으로 속죄의 제단의 확보를 최우선으로하고 회전에 휘말리지 않도록 했다.
언데드를 먼저 보내면 성역을 지키기 위해 알마가 움직일 것이라는 예상도 맞았다.
남은건 왕궁으로 가서 남은 <신의 눈동자>를 손에 넣는 것뿐.
크롬백작이 손에 넣었다면 다행이었겠지만 이제 강행수단밖에 남지 않았다.
「작전은 정오까지, 이 이상은 귀환에 차질이 생긴다. 너네들은 여기에서 시추를 한다고 했던가……. 진심인가?」
이미 사령술사들은 벽의 벽화와 책상들에 빛을 비추며 조사를 시작했다.
「여기에는 신의 발자취가 남아있습니다……. 모처럼의 기회입니다, 뭔가 다른게 있을지도 모릅니다……확인하고 싶습니다……그래도 적당한 시간에 돌아가는 길에 합류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차라리 사령술사의 몇명정도가 뱀파이어와 싸워서 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왕명으로 <신의 눈동자>를 빼앗기 위해서였지만 사령술사의 힘이 강해지는 것은 그리 기쁘지 않았다.
「신의 봉인이라는 것은, 풀리지 않는건가?」
「……잘 아시네요……」
큰 키를 흐느적거리며 불만스럽다는 듯이 검은 마녀가 대답한다.
그 정보는 브람왕국 수뇌부의 숨김패였다.
「여기에서라면 에스텔님의 힘을 빌리는 것은 어느정도 용이하겠지만……도구도 없는데다 시간이 없기때문에……그것은 다음 기회에……」
교단의 이야기에 따르면 대륙에는 몇개의 [명계의 변두리]에 가까운 장소가 있다고 한다.
속조의 제단은 그 중하나다.
[명계의 변두리]라면 사령술의 힘을 죽음의 신 에스텔에게서 얻을 수 있다고 한다.
게다가 속죄의 제단에서 <신의 눈동자>를 잘 사용하면 에스텔을 되살리는, 마치 신화에 나올 법한 짓도 할 수 있다고 한다.
(왕국 수뇌들도 고삐는 쥐고 있어야한다고 했었다……. 결국는 정체를 모르는 배척자들이다, 신용해서는 안돼)
「묘한 짓을 했다가는 지금까지의 협력이 수포로 돌아갈것이다. 그 사실을 잊지말아라」
「……네에, 여기까지 같이 왔으니까……」
로아는 길리엄에게 다가가 작게 말했다.
「이 녀석들에게서 눈을 뗴지마라」
「……알겠습니다」
로아는 기사단에게 신호하고 동굴에서 나간다.
언덕밖에는 기사단의 절반ーー200명이 기다리고 있었다.
왕도는 혼란의 극에 달했다.
혼돈을 더욱 일으키는 것만으로도 리위아상기사단의 본령이라고 할 수 있다.
원하던 것의 절반은 이미 손에 넣었다.
오빠의 목숨을 걸었던 절반도 곧 얻을 수 있다.
로아는 검을 내걸고 기사단에게 명한다.
「가자, 이제부터 사지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