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자. 그 후에... 165화 송사리(자코)
노년의 집사의 시작신호와 함께 용자가 허리를 숙이고 호화스러운 장식의 검집에서 검을 뽑았다.
그 검고 칼집에 뒤쳐지지 않을정도로 장식이 붙어있고 검신은 얇은 푸른 빛이 반짝였다.
저게 그 성검이라는 건가?
용자가 성검을 들고 나를 베어왔다.
……위험해!!!!
나는 순간적으로 그 검을 피해 뒤로 후퇴했다.
용자는 휘두른 성검을 다시 치켜들고 미소를 지었다.
「훗……역시 사악한 놈에게는 효과가 만점이야. 이 성검으로 네녀석을 베어주겠다!!」
……위험했다. 귀찮네……저 성검……저게 내 몸에 닿아서는 안된다……
물론 나는 사악한 놈이 아닌데다 용자의 말대로 효과가 만점은 안디ㅏ.
하지만 위험하다. 왜냐면 성검이라는 것은……
이 세게에서 견줄 것이 없다는 뜻이잖아?
만약 저 성검이 깨지는 일은 벌어지면 안된다.
딱히 이 용자(웃음)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중에 이 성검을 가질 사람들을 위해서 남겨둬야만 한다.
그러기위해서는 어찌됐든 내 몸에 성검을 닿게해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내 몸은 성검을 뛰어넘는 신검으로도 상처입힐수가 없으니까……
오히려 닿는 것만으로 땡강하고 부서지는거 아냐?
너무 귀찮게 된거 같은데……
아……솔직히 짜증나……
「하하하!! 어떻게 된거냐!! 도망치는 것밖에 못하는거냐!!」
내가 과장스럽게 성검을 피하고 있자 용자가 텐션을 올려 더 크게 검을 휘둘렀다.
아니거든!! 나중을 생각해서 그 성검을 안 건들려고 하는 거거든!!
랄까, 용자의 움직임이 이상하다……
어? 정말로 용자야? 근데 움직임이.
용자라는건 그거잖아? 세계를 구하는 존재?
어? 뭐지? 왜이리 약해?
내 아내들중 가장 강한 하오스이의 발끝도 닿지 않을정도로 약한데?
아마도, 스테이터스적으로는 가장 낮은 타타보다도 약한거 아닐까?
타타가 식칼들고 싸워도 이길거 같은데……
아, 아직 진심이 아니라는 거지?
아직 힘을 숨기고 있는거지?
설마 이게 전력이겠어?
그럴리가 없어보였다.
오히려 지금은 하아하아하고 어깨가 크게 떨리고 있다.
피하기만 했던 내 모습에 멋대로 불타오르더니 신나게 검을 휘두르다가 벌써 지친거야?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까지 숨을 헐떡이다니……
혹시 마왕을 쓰러뜨린 후에 전혀 단련을 안한게 아닐까?
하긴 사모님들이 많으셨죠.
그 분들의 상대하느라 바쁘셨나요?
안타깝네요. 그래도 봐줄 생각이 없어요.
「네 놈!! 피하는 것 밖에 못하는거냐!! 정정당당하게 싸워라!!」
정정당당이라니……이런 사람들이 자주 말하는데 이상하다고 생각안해?
아니, 싸우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 다른데 정정당당하게 싸우는 방법도 다 사람마다 다르다고 생각안해?
그런데도 자신이 생각하는 정정당당한 싸움법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꼭 이런다니까……
왜 그러는거야?
일단은 나를 평범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주제에 성검을 들고 온 시점부터 정정당당한게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아!!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분명 용자가 진짜 용자라면 문제없을 거야.
나는 차분한 마음으로 크게 휘둘러오는 용자의 손목에
「에잇」
가볍게 춉을 날리자 용자는 성검을 떨어뜨렸다.
내가 떨어진 성검을 들고 지면에 있는 힘껏 꽂아버렸다.
상태를 확인하고 그곳에서 몇발짝 떨어졌다.
용자가 아픔에서 눈을 떼고 나를 쳐다보았을 때는 성검은 지면에서 손잡이 부분만 튀어나온 상태였다.
「이 자식!! 무슨 짓을 하는거야!! 그 검이 도대체 어떤 건지 알고 있는거냐!!」
격앙된 용사였지만 나는 살짝 질려이썽ㅆ다.
그 검이 어떤거냐니 성검이잖아?
그것에 가까운 무기? 그런건 우리 타타가 식칼로 사용하고 있는데?
나에게 있어서는 그 정도의 가치는 없다.
용자가 슬며시 다가와 손잡이를 붙잡고 있는 힘껏 당겼지만 성검은 그 자리에서 꿈쩍도하지 않았다.
후하하하하!! 못 뽑는구나!! 즉 너는 용자가 아니라는 뜻이겠지!!
마음 속에서 악역같이 말했다.
「후으으으으……」
용자가 얼굴을 새빨갛게 붉히며 성검을 땅에서 뽑으려고 하지만 전혀 움직일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랄까, 성검이 없으면 못 싸우는 거야?
맨손으로 와. 맨손으로.
용자의 모습을 보고있다가 문득 이스코어측의 사람들을 쳐다보았는데 아연실색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당연하겠지. 자신들의 용자가 질것이라고는 생각치못했으니까.
아리아도 입을 벌리고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노년의 집사는 아무런 표정도 짓지 않았다. 뭐 집사니까.
한편 모탄페측에 있던 사로나들은 재밌는 사람이라도 발견했다는 듯이 까르르 웃었고 나위리오는 어딘가 웃는 것을 참는 듯한 쓴웃음을 짓고 엘리스 공주님과 기위리오 장모는 박장대소를 하고 있었다.
미레리나 종님은 플로이드와 함께 여전히 홍차를 마시고 있었다.
한번 쓱 훑어본 뒤에 용자에게 시선을 돌리자 아직도 지면에 꽂혀있는 성검에 매달려 있었다. 슬슬 포기해, 너는 용자가 아니잖아.
슬슬 끝낼까……
나는 한숨을 내쉬는 것과 동시에 용자의 눈앞으로 이동해서 절대로 죽이지 않을 정도로 손대중한 발차기를 날려 공중으로 차올렸다. 그리고 용자를 뒤쫒듯이 날아올라 수도로 용자의 장비를 잘랐다.
어느정도 다했다고 판단되서 지면을 향해 내던졌더니.
투콰아아아아아~~앙!!!!!
지면에 충돌과 동시에 뿌연 흙먼지가 일어났다. 어느정도 흙먼지가 가라앉자 그곳에는 사람의 하체만 있었다.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채로……
물론, 그것은 이스코어측을 향해서다.
사로나들에게 더러운 것을 보여줄리가 없잖아.
그리고는 상공에서 내가 자른 망토조각이 내려와 그것을 숨겨주었다……
오히려 그 모습이 더 비참해보였다.
「승자, 만본드가」
노년의 집사가 냉정하게 우리쪽의 손을 들고 말했다.
역시 집사……어딘가의 사이비집사와는 다르다.
하아~ 개운하다.
나는 다소만족한채로 기다리고 있는 사로나들에게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