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갑자기 발밑에 나타난 구멍을 깨닫자마자 메알을 잡고 위를 향해 던졌다.


「메알을 부탁할게!!」


내 목소리가 닿았을 것이라고 믿고 나는 아래를 향해 떨어졌다. 구멍속은 양손양발을 펼쳐도 닿지 않을 정도로 넓어서 나는 어쩔 수 없이 계속 떨어졌다. 위로 시선을 들었더니 고고고……라는 소리와 함께 구멍을 막혀서 새까맣게 되었다.






어느정도 떨어졌는지 잘 모르겠지만 떨어진 곳의 앞에서 빛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어두운 곳에 계속 있다가 갑자기 밝은 빛이 비추어서 눈을 감고 계속 낙하했다.


아직 낙하의 부유감을 느끼면서 천천히 눈을 떳더니 그곳은 엄청 넓은 공간이었다. 위를 봤더니 내가 떨어졌던 구멍이 보였고 그 이외에는 돌벽으로 둘러싸여있어서 내가 땅 밑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었다. 넓이는 추정이지만 위에 있는 성과 그 수도를 이어주는 공간인 것같다. 곳곳에 이런 지하공간을 떠받치기 위해 여러개의 기둥이 보였다.


그리고 낙하하면서 주위를 확인했는데 어디선가 싸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몸을 비틀며 자세를 바꿨더니 아래에 한 여성이 누군가와 싸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랄까 생각보다 지면이 가깝다. 나는 급하게 자세를 고치고 돌로된 바닥에 착지했다. 무사하게 착지하고나서 큰 착지음과 함께 돌바닥에 큰 균열을 생기며 먼지가 뿌옇게 올라왔다. 그 먼지속에서 일단 몸의 자세를 바로잡았다. 뭐 스테이터스를 생각하면 그대로 등으로 떨어져도 상처가 없었겠지만 만약을 위해서다.


뭐 사실 별다른 문제는 없지만……


떨어진 구멍을 향해 있는 힘껏 점프하면 원래의 장소까지 갈 수 있으려나? 어떻게 할지 고민하는 도중에 주변이 개이고 주위를 확인할 수 있게되자 계속 싸우고 있었던 여성이 나를 향해 다가왔다. 여성은 내 무사한 모습을 확인하고는 말을 걸었다.


「……저 높이에서 떨어져서 무사하다니, 정말로 사람인가?」

「실례네. 평범한 사람이라고」


일단은……이라고 생각하면서 말을 건넨 여성을 보았다. 그 여성은 수인족이었다. 금색의 고양이귀에 어깨까지 오는 빛나는 금색의 머리카락, 눈꼬리가 올라가있고 기가 쎄보이는 생김새이지만 딱봐도 미인이다. 가슴도 크고 허리도 호리호리한게 충분히 단련한 것처럼 보였다. 복장은 가슴, 허리, 팔, 다리순으로 움직임을 저해하지 않을 정도의 갑옷아래 얇은 옷 뒤로는 금색 털로 덮여있는 고양이 꼬리가 보였다. 그리고 목에는 예속목걸이가 걸려있고 자세히보면 푸른 멍이 이곳저곳에 보였다.


「사실, 뭐 별로 상관없어. 그래서 인족이 이런 장소에 떨어졌다는건 그 자칭세계의 왕이라고 말하는 녀석에게 버려졌다는거야?」

「……뭔가 착각하고 있는거 아냐? 나는 딱히 그녀석의 부하같은게 아니라고. 여기에 잡혀온 수인들을 구하러왔어」

「……여기에 떨어졌으면서?」


그렇게 말하면 딱히 할말이……부끄럽습니다……


「아니, 나 이외에도 의지할 수 있는 사람들이 왔어. 수인의 나라에서는 알지 모르겠지만 데이즈가 왔고」

「아빠다!!」


아빠?……응? 어라? 설마……


「데이즈의 납치된 딸이라는게……」

「맞아, 내 이름은 마오링=레오닐. 데이즈=레오닐의 첫재딸이야. 그것보다 아빠가 왔다는게 진짜야?」


여성이 자랑스레 자기를 마오링이라고 이름을 대고는 갑자기 내 멱살을 쥐며 나에게 무서운 기세로 다가왔다. 미인의 화난 얼굴은 무섭네.


「정말이야. 지금은 따로 행동해서 마을의 수인들을 도우러 갔을거야」

「……거짓말 아냐?」

「정말이라고!!」


그렇게 말하자 데이즈의 딸은 나에게서 손을 놓더니 갑자기 엄청난 의욕을 보였다.


「역시 그렇구나, 그랬어. 아빠가 왔구나. 그러면 나도 이런 곳에서 계속 있을 수는 없지」

「아 맞아, 왜 데이즈의 딸이라는 사람이 이런 장소에 있는거야?」

「어? 왜냐니? 저거하고 싸우려고 왔는데」


그렇게 말하며 데이즈의 딸이 내 옆으로 오더니 뭔가를 가리켰다. 그곳에는 엄청나게 굵고 큰 팔이 달려있는 상반신과 반대로 몸을 버티는 정도밖에 없는 역삼각형의 형태의 하반신에 그 위에는 작은 얼굴같은 사각형 모양이 붙어있고 큰 원의 렌즈같은 물건이 붙어있었다. 그 몸은 돌로 만들어져있고 뭐랄까 굉장히 움직이기 힘들어보이는 인형처럼 생각되는, 이야기속에서만 들었던 “골렘”이라는 녀석같았다. 어느샌가 그것이 우리를 포위하듯이 열몇개가 나타났다. 이 지하풍경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움직일 수 있는 것 같았다.


「붙잡힌 다음에 내가 수인들중에서도 강한 편이라는 것을 알았는지 이곳에 끌려와서 저것과 싸우게했어. 아무래도 저것을 상대로 어디까지 버틸수 있는지를 확인하고 싶었는지 몇번이나 싸우게했는데 싸우면 싸울수록 저건 계속 강해지는 것 같아……」

「……일단 물어보겠는데 어떻게 쟤들이 데이즈의 딸이 강하다는 것을 알고있어?」

「잡히면 그 자칭세계의 왕앞에서 다른 수인들과 억지로 싸우게 만들었어……그리고 어느정도 승부가난 수인을 이곳으로 데려오는 것 같아……이미 나 이외에 이곳에 끌려온 수인은……」


데이즈의 딸이 비통한 얼굴로 어느 장소를 가리켰다. 그곳으로 시선을 옮기자 십몇명정도의 수인들이 가슴에 손을 얹고 잠 자듯이 죽어있었다. 아마도 데이즈의 딸이 해둔 것이겠지……힘들었겠네……나는 그곳에서 자는 수인들의 혼이 다른데 헤매지말고 천국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빌었다……




그러는 도중에 갑자기 공중에서 영상이 떠올랐다.


『야호~, 어라~정말로 살아있었네~!! 놀라워~!!』


그 영상에는 아까 자칭세계의 왕의 옆에 있던 여자의 얼굴이 비치고 있었다. 그 눈은 뭔가 즐거운 것이라도 찾은 듯이 히죽거리고 있다. 약간 짜증나네 저 자식.


『그래도그래도~, 죽는게 나았을지도 모르겠네~!!』


그렇게 말한 여자가 그 자리에서 물러나더니 영상에 비치는 것은 우리들의 주위에 있는 것과 똑같은 골렘이 사로나들을 에워싸고 있는 장면이었다. 제다가 아무래도 고전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그 모습을 본 나는 내심 초조하다가 놀라운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나레리나와 자칭세계의 왕이 입맞춤을 한 것이다.






그 광경에 내 머리속은 과거의 아리아와의 일이 되살아나고 겹쳐졌다. 자연스레 몸이 덜덜 떨린다……싫어……그만둬줘……어째서 나에게 그런 광경을 보여주는거야……


『아하핫!! 뭐야? 떨고있는거야!! 불쌍하네!!』


여자가 나를 비웃는 듯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내가 울것같은 표정으로 영상을 보면 나레리나의 눈에서 눈물이 흐른 직후 그 자칭세계의 왕이 놀라며 나레리나에게서 떨어졌다. 입가를 막는 손 틈으로 피가 흐르고 있다. 나레리나가 깨물은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떨어진 자칭세계의 왕을 향해 뛰어드는 그림자가 있었다. 나미닛사다. 나미닛사는 그대로 자신의 전방에 결계마법을 펼치고 자칭세계의 왕과 부딪혔다. 자칭세계의 왕은 그대로 뒤로 날아가 나민닛사는 나레리라를 위로하듯이 껴안았다.


『언니, 괜찮아요?』

『……신경쓰지마, 이런 것따위 개한테 물렸다고 생각하면 돼』

『언니의 처음을 억지로 빼앗다니!! 당신은 절대로 용서할 수 없습니다!!』


거기에서 영상은 끊어졌다. 끊어지기 전에 여자가 당황하는 모습이 보였었다.


「도대체 뭘하고 싶었던 거지?」


그렇게 말한 데이즈의 딸의 옆에서 나는 생각했다. 떠오른 과거에 대해서. 나레리나가 상대의 입술을 깨물고 나미닛사가 억지라고 말했다……그리고……나레리나는 눈물을 흘렸다……


그러니까 분명, 저것은 나레리나가 억지로 입맞춤을 당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그녀들을 믿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녀들의 호의를 믿겠다고……


그러니까 나는 그녀들의 말을 믿는다……


그것은 즉, 저녀석이 억지로 나레리나의 입술을 빼앗았다는 것이다……


나레리나가 울고 있었다……


언제나 꿋꿋하게 지내던 나레리나가……울었다……


울었다고!!


그런데도 나는 조금만 더 기달려달라든가 우물쭈물 확실하게 말하지 않은 채……




나는 내 뺨을 한번 두드렸다. 데이즈의 딸이 뭔가 놀란 표정을 지은 것은 상관없다. 내 칠칠치 못한 부분에 대한 분노와 나레리나를 울린 저 자식에 대한 분노와 함께 내 안의 무언가가 폭발했다.


콰아아아아앙!!


분노와 함께 나는 신격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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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올렸어야했는데 술먹고 뻗어버렸네요 ㅠㅠ

몇개 더 올릴테니 좀만 기다려주세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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