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의 복구와 사로나를 단련하는 등 매일 피곤한 나날을 보내며 제공된 방에서 자고 있었는데……


……응? 방 안에 뭔가가 있는거 같은데……


……나와 메알이외에 누군가가 있는건가……


……분명 어젯밤은 문이 잠긴 것을 확인하고 침입할 수 없도록 방에 있던 장롱과 테이블으로 막아뒀을텐데……


……또 사로나들이 침입한거겠지……


……에휴……도대체 어디로 들어오는거야……


인기척을 느낀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 천천히 눈을 열어 방안을 둘러보았다.






……방 안에 메이드복을 입은 본적없는 여성이 있었다……


녹색이 섞인 갈색 머리에 상냥한 눈동자, 분명 메이드 복을 입고 있지만 메이드복 위로 보이는 가슴과 엉덩이가 두드러져보였다……근데


「으아아아아앗!! 누, 누구야? 어떻게 들어온거야!!」


나는 그녀가 적이라고 판단하고 곧바로 전투자세를 취했다. 하지만 그 본적 없는 여성은 내가 일어난 것을 확인하자 우아하게 인사를 했다.


「좋은 아침입니다, 와즈님」

「……안녕하세요……가 아니라!! 아, 음……누구시죠?」


내가 그렇게 묻자 여성은 요염하게 웃으며 이름을 댔다.


「이렇게 직접 뵙는건 처음이네요. 말씀드리는게 늦었습니다. 저는 [대지모신]입니다」




대지모신입니다……대지모신입니다……대지모신……대지모신?


대지모시이인!!!


「네에에에에에??」


내가 큰소리를 내자 대지모신이라고 이름을 댄 여성은 양손으로 깍지를 끼면서 나를 올려다보았다.


「……와버렸다♪」


와버렸다가 아니잖아!!!!!






마음속에서 절규를 한 덕분인지 약간 침착해진 나는 냉정하게 물었다.


「아, 음……정말로 대지모신님입니까?」

「이것으로 증명되나요?」


그렇게 말하며 뭔가 오라와 같은 것을 몸에서 내뿜었다. 그것에서 느껴지는 것은 말그대로 신과 같은 존재감……앗, 이게 진짜인가……


「……이제 됐어요……충분히 알겠습니다……그래서 대지모신님이 무슨일로 메이드 복장을 입고 여기까지 오셨나요?」

「와즈님의 덕분에 일시적이지만 힘이 대폭 상승해서 답례를 하려고 왔습니다」


그리고 대지모신님이 누구나 매료시킬 만한 미소를 나에게 지었다……응? 내 덕분에?


「무슨 뜻이죠?」

「그렇네요, 저도 꿈속에서 보드게임……이라는 것에 정신이 팔려있어서 자세한 상황은 모르지만 갑자기 신격화한 와즈님의 힘이 저에게 흘러들어왔습니다. 그래서 물어보고 싶은게 있는데 최근 어디선가 대지에 관한 힘을 사용하신 적이 있나요? 그것도 대량으로」


대지에 관련된 것? 그런게 있었던가?


「글쎄요……예를 들어 길가에 굴러다니는 돌같은 것도 포함되나요?」


……돌?……아니 잠깐만……아? 설마?


「……혹시……광석같은 것도 포함되는거죠?」

「네, 포함됩니다」


……응, 했었구나. 대량의 광석을 사용한 골렘 수백체를 신격화상태로 부숴버렸지……


「그거라면 짚이는 게 있어요. 며칠전에 대량의 광석을 사용한 골렘들을 고유마법 : 신을 사용해서 소멸시켰거든요」

「그거때문인 것같네요. 생명은 순환하는 것. 사람뿐만 아니라 물건도 순환하는 것이 있습니다. 평소라면 순환했을 때에 그 물건을 상징하는 신에게 힘이 흘러들어가지는 않습니다만……아마도 골렘을 소멸시켰을 때 미량이지만 와즈님의 힘의 영향을 받은게 아닐까요? 표현이 좀 그렇지만 그 물건에게 있어서는 이물질같은 것이. 그리고 순환했을 때 그 이물질을 제거하려는 대지를 관장하는 저에게 그 힘이 들어온 것이 아닐까요……신의 힘은 미량이라고해도 막강하니까요」

「헤에~……」


그런 경우도 있구나……


「뭐, 제 안에 녹아들면 사라지는 힘이기때문에 일시적인 현상이겠지만요. 그래서 독호수의 경우에도 포함해서, 직접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면 다행이지만……골렘의 소멸을 통해 이런 경우를 의도한 게 아니니까……랄까, 대지모신님은 이런 느낌이구나. 뭐랄까, 어른스러운 여성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길드카드의 문구에서 받은 인상과는 전혀다르다.


「그리고 말만으로 제 마음을 전할 수 없다고 생각해서 이곳에 있는 동안에는 와즈님의 전속메이드를 하려고 이런 모습으로 찾아왔습니다」

「아뇨, 대지모신님을 메이드로 삼다니 죄스러워서 못합니다」


나는 그렇게 거절했지만 대지모신님의 미소는 변하지 않았다.


「죄책감 느끼시지 않아도 괜찮아요, 제 일은 와즈님……주인님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메이드라고 생각하시고 원하는 대로 사용하셔도 괜찮다고요?」

「아니, 그건좀, 신님을 메이드로 삼다니」

「네?」

「그러니까」

「네?」


왜지……뭔가 엄청나게 압박을 주고 있는데……저 변함없는 미소가 지금은 무섭게 느껴진다……


「……으으, 그럼……시범으로 약간만……」


어쩔 수 없잖아!! 이렇게 말안하면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분위기였다고!! 내가 그렇게 말하자 파아앗!!하며 극상의 미소를 짓는 대지모신이 깊게 머리를 숙인다.


「감사드립니다. 그럼, 이제부터 저는 주인님의 메이드입니다」


그냥, 적당히 차를 끓여달라고 하자.


「그럼, 주인님, 지금부터의 예정입니다만 저를


매도하실건가요? 아니면 채찍질? 그것 아니라면 묶으실건가요?」






……응? 잘못들은 거겠지? 지금 뭔가 이상한 것을 제안한 것 같은데?


「어라?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셨다는 것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건가요? 앗!! 과연, 평범한 메이드복으로는 안된다는 거죠? 알겠습니다. 그럼


찢어진 메이드 맞죠? 가터벨트가 달린 속옷차림인가요? 그것도 아니면 다 벗은 몸이 좋으세요?


가능하다면, 너는 내것이라는 포승줄이나 채찍 자국을 남겨주셨으면 합니다……」


……응, 알겠다. 이건 그거다. 이상한 녀석이다. 여신님과는 다른 의미로 이상한 사람이다. 이것은 이대로 여기에 남겨두면 피해를 입힐 것이다……어떻게든 해야지……


……기다려봐……대지모신님은 내 신격화의 힘의 영향으로 이곳에 왔다고 했었지……그렇다면 그 신격화의 힘을 나에게 되돌리면……




나는 [신격화]를 발동했다.


그 순간, 대지모신님이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어라? 아직 아무것도 안했는데?


「하아아아아앗!! 하아……하아……그 모습, 굉장해!! 부디, 부디!! 그 모습으로 이 천한 저를 욕해주세요~~~!!」

「……」


나는 아무말을 하지 않고 대지모신님에게서 느껴지는 내 힘의 영향을 제거했다. 그러자 대지모신님의 몸이 반투명하게 옅어지며 서서히 빛의 입자로 휩싸였다.


「아아!! 이럴수가, 아직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포기하기 않을거예요!! 지지않을거예요!! 비록 여기에서 물러나게 되었지만 저는 반드시 돌아올테니까!! 꼭 돌아오꺼예요!!……잠깐만……다르게 생각하면 이것은 일종의……방치플레―――」


그대로 입자가 뭉쳐지며 빛의 구슬이 되더니 내 길드카드에 빨려들어가듯이 사라졌다……




가능하다면 더이상 만나고 싶지 않네……하지만 그쪽에서 올 것 같아……


나는 크게 한쉼을 내쉬고 아직 자고있는 메알을 껴안고 다시 잠을 청했다……


벌써 지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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