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죽고 도적단은 뿔뿔이 흩어졌다.
사실은 남아남은 생존자는 포박해야하지만 달아간 도적이 동료를 데리고 돌아올 수도 있다는 생각도 있었다.
10명정도의 시체를 포함하여 수십명을 이렇게 저렇게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남아남은 도적들에게는......마무리를」

호위들이 고개를 끄덕이고 재빠르게 검과 창을 내리친다. 
타국에서 난폭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살려줄 이유도 없다.
깃털장식의 남자가 말한 뱀파이어에 관해 알고 있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두령인 깃털장식의 남자도 죽었다. 이 도적단도 끝이 났겠지.
일단 말뚝이나 시체를 치워두자.

실라에게는 근처의 땅에 간단하게 글을 남겨달라고 말했다.
무슨일이 있었는지 남겨두자.
왕도군이 올 때까지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였다.

깃털장식의 남자의 시체만은 약간 다듬어서 말에 동여맸다.
증거로써 그의 시체만은 아람데드왕국에 가져가 넘겨줘야한다.

관습이라고는 하지만 별로 기분 좋은 일이 아니다. 
시체를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우리들은 일단 처리가 끝나면 왕도로 급히 돌아갔다.
마차에는 나와 실라뿐이다.
고작 몇시간의 왕복이었지만 너무 많은 일이 일어났다

돌아와서도 할 것이 여러가지 있었다.
도적단의 정보, 실라의 검사, 물론 엘리자에게도 연락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

나는 털썩하고 마차의 긴 의자에 주저앉았다.
오랜만에 목숨을 걸고 검을 휘두른 것이다.
육체와 정신의 피로가 나의 전신을 휩쓸고 있다.

왼손의 장갑의 상처는 실라가 치료마술로 낫게 해주었다.
치료마술의 사용자는 극히 희소한 존재이다.
실제, 제대로된 치료마술자는 어느나라에서나 좋은 대접을 받는다.

마술사로써의 재량은 더할 나위가 없다.
나와 같은 나이이지만 능력에 관해서는 훨씬 위에다.

「……질님, 잠깐 괜찮습니까」

「응?」

「피곤하실 것 같아서……」

실라는 그렇게 말하고 내 바로 옆에 허리를 내렸다.
가까워, 허벅지가 닿을 정도다.
마차가 흔들릴 때마다 달라붙게 된다

「무큐……」

마음껏 실라가 끌어안아왔다.
게다가 실라는 말을 내 몸을 감싸고 두른다.
얼굴은 내 가슴에 묻었다.
상당히 밀착한 상태였다.

「움직이지 말아주세요......피로회복의 마술을 걸겠습니다」

나즈막한 목소리로 실라가 말했다.
시원한 마력이 내 몸에 흘러들어 온다.

뭐라고 해야할까, 어깨를 비비고 있는 듯한 기분이었다.
그리고 침대에 누운 듯한 감각이었다.

그러고보니 오늘은 꽤나 누군가와 끌어안는 일이 많았다.
엘리자의 경우에는 스킬을 조사하기 위해서였고 지금도 마술의 사용하기 위한 경우이다.

그것보다도 역시 땀을 흘리고 있었다.
엘프는 감각이 날카롭다고 한다.
나로서는 조금 걱정이 된다.

「치유마법사로써는 반인분이지만......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런거야?」

그에 관해서는 잘 알고있지 않았다.
과거의 가신중에서도 치유마술사는 없었기 때문이다.

「간단한 것밖에 못합니다, 질님. 중상은 치유할 수 없고……」

흔들리는 마차안에서 실라의 마술을 받고 있으면 졸음이 조금씩 느껴졌다.
그래도 잠에 들기전에 말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 있다.

「실라, 정말로 괜찮아?」

나는 딘왕국의 귀족이지만 지금은 엘리스의 혼약자였다.
어젯밤, 일방적으로 파혼을 통보받았지만.
지금의 입장은 아주 미묘한 것이다.

마차의 재미없는 천장을 바라보며 나는 말했다.

「왕궁에 가기 전이라면 너를 내려주는 것도 가능해. 딘의 사람들을 만나면 체면상 간단히 해방시켜줄 수 없어요」

「알고있습니다……」

「……사람을 죽이는 것은 처음이 아니었네」

나는 가능한한 감정을 넣지 않도록 작게 중얼거렸다.
그 싸움방식은 상당히 가혹하게 배우지 않으면 몸에 붙지 않는다.

실라가 몸을 움찔한다.
희미하게 떨리는 듯 했다.

「네……훈련에서, 많이 죽였습니」

목소리는 듣기에는 변화가 없다.
내 집안은 무공의 가문이다. 나도 도적을 여러명 죽여왔었다.
당주를 잇고나서 악행을 저지른 사람들을 사영대로 보내기도 했다.

이것은 정의이지만 사리사욕으로 죽인 적은 한번도 없다.
그래도, 가슴속에서 얼룩이 쌓이는 것은 사실이었다.

실라가 살아온 길은 나와는 상당히 다르다.
가족의 위해서 돈이라는 목적은 같은데.

나는 실라의 머리위에 손을 살포시 얹었다
움찔하고 실라의 긴 귀가 반응했다.

여동생도 말수는 많지 않고 조용한 말투를 선호했었다.
그래도 내가 쓰다듬으면 기뻐했었다.

「질님의 냄새, 저......좋아해요」

실리가, 빙글빙글하고 얼굴을 내게 부빈다.
귀도 격하게 위아래로 움직이고 있다.
부끄러운 듯이, 기뻐하는 듯이.

실라에게 무른 것일까.
아니면 여동생을 연상해서 감상적이 되어버린 것일까.

혹은, 엘리스에게 버려져서 일까.
이후의 신세는 아직 예상할 수 없다.

그리고 또 하나 신경쓰이는 것이 있다.
깃털장식의 남자가 말한 것은 어디까지가 진실일까.

그의 목덜미에는 피를 빨았던 흔적이 있었다.
어잿든 뱀파이어와 관계가 없지는 않았다.

그래도 알마의 교사는 아니다.
실라의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는다.

만약 나에게 위해를 가하려면 진작에 노예의 관에서 했을 것이다.
게다가 도적에게 금품을 건넸더라면 그대로 통과시켜주었을 것이다.
뭔가 위기가 다가오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마차가 또 다시 돌 층계의 왕도로 돌아왔다.
어쨋든 일단은 엘리자를 만날 필요가 있다.

설마 엘프를 데리고 올 것이라고는 생각치도 못 했겠지만.
알마의 이름을 꺼내면 어느정도는 납득해줄 것이다.
정말로 이상한 외출이었다.

태양은 마침내 기울고 있다.
저녁이 조금씩 다가오고 있다.
뱀파이어의 시간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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