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그닐의 성에 1박하는 그날밤. 나는 성의 발코니에 혼자있었다. 모처럼의 집안식구 모였으니까 내가 있으면 방해가 될 것같아 큰 방을 빠져나가서 그 성에 있던 술이 아니라 음료수를 갖고 혼자 하늘을 바라보며 마시고 있다. 하아, 맛있어. 술은 이제 지긋지긋해. 1번밖에 마시지 않았지만. 술은 마시면 다음날 두통이 남아서 싫어. 내성고 안생기고. 계속 마시면 내성이 생길지도 모르겠지만 그때까지 고통받을 거 같으니까 그만두자. 그런 것을 생각하며 하늘을 쳐다보고 있자 별이 반짝반짝 예쁘게 빛나고 있다. 이런 하늘을 애인과 함께 바라보고 싶다. 지금은 없지만. 절찬리 솔로입니다. 하아……정말로 언젠가 그런 사람을 만날수 있을까……그동안의 일을 생각하면 나에게는 그런날은 오지 않을거 같은데……평생 독신으로 살게 되려나……그만두자. 왠지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음울해진다. 모처럼의 맛있는 음료수가 맛없어진다. 일단은 지금은 이 밤하늘과 음료수를 즐기자.


그렇게 혼자있는데 뒤쪽에서 뚜벅뚜벅 누군가가 다가오는 발소리가 들렸다. 얼굴을 발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돌렸더니 그곳에는 큰통을 안고 이쪽으로 오는 라그닐이 있었다.


「이런 곳에 있었구나」

「뭐야, 라그닐이잖아. 모처럼이니까 가족끼리 같이 있어야하는거 아냐?」

「후하하!! 모처럼이니까, 와즈와 마시려고 생각했지!!」

「나는 술은 안한다고」

「상관없어!! 함께 있는 게 중요한거니까」


그렇게 말하며 내 옆에 털썩 앉아서 큰 통안에 가득차있는 술을 벌컥벌컥마신다.


「푸하~!! 오늘밤은 옆에 친구가 있어서 술이 맛있구만!! 그러고보니, 메알이 신세졌어. 너의 여로에 따라가게해서」

「괜찮아, 신경쓰지마. 나도 메알과의 여행을 즐기고 있으니까」

「그러면 다행이네」


그리고 우리는 컵과 통을 부딪쳤다.


「북쪽의 용사의 일은 들었어. 장모의 눈물이 도움이 됐으면 좋겠네」

「그러네……응? 하오스이는 일단 인족인데 신경쓰여?」

「분명히 용인은 인족으로 분류하고 수명도 힘도 우리들 드래곤에는 훨씬 못 미치지만 그래도 그 몸 안에는 같은 드래곤의 피가 흐르고 있잖아. 그러니까 우리들은 동족이라고 인식하고 있어」

「그렇구나……뭐, 최선을 다해볼께」

「음. 와즈에게 맡길게」


우리들은 별을 쳐다보면서 천천히 시간을 보냈다.






「……그래서, 정말로 이야기하고 싶은건 뭐야?」

「장모님이 아직 나를 용서하지 않으셨어……」


그럴거 같았다. 그렇지 않으면 용왕 자신이 성의 청소같은 것을 할리가 없지.


「와즈도 장모님께 나를 용서해달라고 말해줄 수 있어?」

「친구로써 도와주고 싶은 생각은 있는데 무리야. 가족의 문제이고 무엇보다 괜히 끼어들어서 나에게 불똥이 튀는건 피하고 싶어. 뭐, 최대한 견뎌봐」

「박정한 녀석~~~!!!」

「그러면 내가 만약 너와 같은 상황이 됐더라면 도와줄거야?」

「응. 전력으로 먼 발치에서 바라봐줄게」


그러니까 나도 도와줄 수 없다고.


「그런데, 그 문제의 레드드래곤에게 누군가 소개할거라고 들었는데 이미 소개해줬어?」

「응. 내 측근중에 한 녀석으로 애인이 없는 젊은 블루드래곤을 소개해줬어. 둘이 만난 순간 의기투합해서 지금은 보는 우리조차 귀찮을 정도로 뜨거워져있어」

「……」


어째서어어어어어어어어!!!!!


어떻게 만난 순간에 잘 되는 녀석이 있는거야!! 그런거 있을 수 없어!! 거짓말이라고 말해!! 젠장!! 이런거 현실이 아냐!! 나는 왜 그런 식으로 잘 될수 없는거지!! 어짜피 독신이라고!! 내 잘못이냐!! 독신이면 잘못한거냐!! 빌어먹을~!!!


부러워어어어어어어어~~~!!!!!

행복해지고 싶어어어어어어~~~!!!!!


나는 홧김에 술이라도 마시듯이 손에 들고있던 음료수를 단숨에 마셔버렸다.


「무, 무슨일이야 와즈? 왠지 어두운 분위기가 풍기는 거 같은데?」

「지금의 나라면 세계를 조각낼 수 있을거 같아」

「뒤숭숭하구만!!」


아니,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다고? 여신님들이 보장해주셨고. 한번 보여줄까? 후후후……이런 세계……1번 망해버려라!! 그리고 나에게 상냥한 세계를 만들자!!


「후하하하하하하핫!!」

「정말 무슨 생각을 하는거야 와즈!! 갑자기 큰소리로 웃기 시작하니까 불안하잖아!!」


라그닐이 걱정하는 듯한 표정으로 보고있지만 나는 큰 소리로 웃으며 그대로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하~, 돌바닥이 차서 기분좋다. 쓰러진 자세에서 눈에 비치는 것은 내가 가지고 있던 음료수 병이었다. 병에 붙어 있는 종이의 하단에는 이렇게 쓰여있었다.


※이 음료수에는 미량이지만 향을 내기위한 술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라고……뭐야 술이 들어있었잖아~~~……ZZZ……






다음날 두통과 함께 눈을 뜬 나는 곧바로 물을 마시고 한숨을 내뱉었다. 일단은 어젯밤의 나를 때리고싶다. 이제부터는 제대로 확인하고 마시자. 그 후, 성안을 걸으며 청소중인 라그닐에게 술에 취했었다는 사정을 설명하고 메알을 만나러갔다. 메알은 큰 방에서 메랄, 메길과 함께 뭔가를 하고 있었는데 내가 나타나자 단번에 내 얼굴로 날아와서 머리위로 올라갔다. 그 광경을 메랄과 메길이 웃으며 지켜보고 있어서 뭔가 기분이 꺼림칙했다.


「와즈씨, 메알의 관해서는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알았어」

「와즈여, 용인의 건도 부탁하마. 구해주게나」

「할 수 있는 해볼게. 그럼, 또 올게」


가볍게 인사를 나누고 나와 메알은 오센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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