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눈앞에서 하오스이는 변모했다. 무엇이 계기인지 모르겠지만 먹었던 붉은 구슬의 영향일 것이다. 하오스이는 자신의 몸의 변화를 깨달았는지 양손을 쥐었다펴면서 점검하더니 주먹을 불끈 쥐면서 입꼬리를 살짝 끌어올리며 웃었다.


「……강한 힘……내가 바랬던 힘……」


다르다고 생각한다. 아까의 하오스이는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본래의 하오스이 자신이 추구했던 것은 누군가를 지키는 힘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손에 넣은 힘은 취지가 다르다고 생각한다. 하오스이를 덮고 있는 분위기는 사악한 것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말했다.


「그게 정말로 너가 원했던 힘이야?」

「……시끄러워……이 정도의 힘이 있으면 아무도 나를 어쩔수 없어」


하오스이가 말하는 것과 동시에 나에게 다가왔다. 아까보다도 빠르다. 정말로 눈 깜빡할 사이였다. 그래도 하오스이의 속도에 익숙해진 나는 길고 느리게 보였지만 피하려고 하지 않았다. 나는 하오스이가 손에 넣은 힘을 부정하기 위해서 정면으로 받아낼 생각이다. 하오스이의 모든 힘을 쏟아 넣은 주먹이 내 복부를 때리지만 나는 미동도 하지 않고 평온하게 그 자리에 서있었다.


「……거짓말……거짓말이야~~~!!!」


내가 아무렇지도 않게 있는 것을 믿지 못하겠는지 하오스이는 나를 넋을 잃은 것처럼 하염없이 나를 때리고 차지만 나는 아무렇지도 않게 그 자리에 그대로 서있었다. 물론 상처 하나없이.


「……왜!! 도대체 왜!!!」


그런 내 상태가 믿기지 않는지 초조한 표정을 짓고있는 하오스이는 뒤로 크게 물러나서 그 자리에서 뭔가가 있는 듯이 손은 허공으로 향했다.


「……와라……나의 검」


하오스이의 말에 허공이 어두워지고 주위 일대에 낙뢰가 빗발쳤다. 그 중 1개의 낙뢰가 하오스이의 손에 닿더니 1자루의 검이 쥐어져있었다. 하오스이의 신장보다 긴 평범한 검으로 보이지만 그 검신은 번개으로 둘러져 파직파직 소리를 내고있다. 그 검을 하오스이는 천천히 빼내고 검끝을 나에게 향했다. 그렇지만 검 너머로 보인 하오스이의 표정은 어딘가 불안한지 눈동자가 떨리고 있다.


「……이 힘에, 이 검이 있다면……」


하오스이가 다시한번 나에게 덤벼든다. 검의 움직임은 명백하게 내 심장을 노리고 있다. 그래도 나는 움직이지 않았다. 그럼 나에게 하오스이는 순간 놀란 표정을 지었지만 곧바로 결의에 찬 표정으로 다잡고 내 심장을 향해 검을 휘둘렀지만 검은 나에게 닿은 순간 산산조각 났다. 검신에 머물렀던 번개도 나에게 흘렀지만 별로 아무런 느낌이 없었다. 으~응. 그것보다도 강한 천둥을 산에서 맞은 적이 있기때문에 아무런 느낌이 없네. 내 태연한 표정에 하오스이의 표정은 무너졌고 눈에 눈물을 머금고 울기시작했다.


「……히끅……훌쩍……어째서……어째서 이길 수 없는거야……이만큼의 힘을 얻었는데……」


하오스이가 천천히 나에게 다가왔다. 그 모습은 이미 마왕이 아니라 14살 나이다운 여자아이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어째서……왜……」


그렇게 하오스이가 흐트러진 상태를 보고 깨달았다. 왜 하오스이가 붉은 구슬을 먹고서 지금까지 변모하지 않았는지. 지금도 하오스이의 안에서 싸우고 있는 것이 있던 것이다. 아까 봤던 녹색의 기운이 검붉은 기운을 밀어내는 것이 보였다. 아마 녹색의 기운은 원래 하오스이가 갖고있던 용의 마력이겠지. 그것이 지금까지 하오스이를 지켜왔고 붉은 구슬의 영향으로 변모한 지금도 필사적으로 싸우며 저항하고 있는 것 같다. 하오스이 자신도 어딘가 지금의 힘이 자신이 추구했던 힘하고는 다르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어째서」


하오스이가 전혀 힘이 들어있지 않은 주먹으로 투닥투닥 두드린다.


「……어째서」


하오스이가 나를 본다. 그 얼굴은 눈물로 엉망진창이었다.






「………………도와줘」


나는 나를 두드리는 하오스이의 손을 살짝 상냥하게 내 손으로 쥐고서 하오스이를 안심시키기 위해 웃었다.


「알았어, 지금 도와줄게」


말과 동시에 나는 빈 손으로 하오스이의 배를 1방 때렸다. 하오스이의 스테이터스라면 어설픈 손대중이라면 의미가 없기때문에 어느정도 힘을 담아 때렸다. 그 충격에 하오스이는 괴로운 표정을 짓고 쿨럭하고 붉은 구슬을 토해냈다. 나는 곧바로 눈물을 넣었던 병을 꺼냈는데……


어라? 하오스이가 붉은 구슬을 뱉는 바람에 입을 다물고 있는데


이러면 눈물을 먹일 수가 없잖아. 어쩌면 좋지. 그런 생각하는 사이에 붉은 구슬은 지면으로 떨어져서 깨졌고 먼지처럼 사라졌다. 그리고 하오스이를 뒤덮고 있던 검붉은 마력은 녹색으로 변했지만 마력은 공중으로 빨려가듯이 사라졌다. 어라? 설마 위험한거 아냐? 이대로 시간을 방치하면 위험한거지? 이거 더 놔두면 죽는거지? 위험해위험해위험해……아~진짜!! 다른 방법도 없고, 시간도 없고, 이제 떠오르는 건 그거밖에 없는데요. 먼저 사과할게. 미안합니다. 이거밖에 떠오르지 않아요. 용서하세요. 잘되면 얼마든지 불평불만을 들어줄 각오가 됐으니까.


그리고 나는 병을 열고 내 입에 눈물을 머금고 하오스이를 바짝 끌어당겼다. 그 기세 그대로 하오스이와 입맞춤을 하면서 혀로 입을 열고 눈물을 억지로 흘려보내서 마시게 하였다. 꿀꺽꿀꺽하고 작게 하오스이의 목이 움직이는 것이 느껴졌다. 무사하게 넘긴 것같아서 안심하고 입을 떼고 하오스이를 바라보자 사라지고 있던 녹색의 마력이 이번에는 반대로 커져서 원래대로 돌아가는 것 같았다. 나는 그 모습에 한시름 놓고있자 하오스이가 천천히 눈을 떴다. 그 눈은 매혹적일 정도로 예쁘고 깊은 녹색이었다. 그 눈이 나를 가만히 쳐다보더니 그 작은 입을 열었다.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보」

「……헤?」


그리고 나의 입은 하오스이의 뜨거운 입맞춤에 막혔다.

wr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