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아게는 꺼림칙한 기억이 있다. 인간이었던 어머니와 나와같은 용인의 여동생 그리고 나, 3명이서 가난하지만 행복하게 살고있었다. 아버지도 없이, 용인들이 주로 살고있던 마을에서는 나와 여동생은 출신을 모르는 아이였고 어머니도 그런 아이를 낳은 인간으로 미움을 받았었다. 어머니도 아버지에 관해서는 알려주지 않았다. 그런 마을에서 우리들의 있을 자리가 없었기때문에 마을에서 나간다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것밖에 없었기때문에. 우리가 마을을 위해서 뭔가를 해도 마을의 어른들은 신경쓰지 않았고 아이들도 부모들의 흉내를 내며 절대로 우리들에게 다가오려고 하지 않았다. 하지만 결과부터 말하면, 마을에서 나오는 것은 상관없었는데 마을에서 나오는 시기가 나빴었다……
우리들이 마을을 나온 시기는 막 마왕군이 세계각지에서 날뛰고 있던 때였다. 그런 시기에 싸움힘도 아무런 준비도 없이 숲 안을 걷는다면 누구라도 같은 결말에 다다를 것이다. 마치 예정된 결과처럼 우리들을 마물에게 습격받아 쫓기게 되었다. 왼쪽, 오른쪽, 앞, 뒤로. 달릴 수 있는대로 달려서 다다른 장소는 암벽에 둘러쌓인 막다른 골목. 이미 많은 마물들에게 둘러싸이고 도망칠 곳도 없는데 어머니가 나와 여동생을 지키듯이 앞에섰다. 어머니의 등은 떨고있었다. 어머니는 순식간에 살해당했다. 그 광경에 나는 무서워서 움직일 수도 없었다. 덜덜 떨면서 토할 것 같아서 괴로웠지만 팔안에서 같이 떨고있는 여동생을 생각하니 참을 수 있었다. 마물들은 이번에는 우리들 차례라고 말하듯이 천천히 혀를 날름거리고 천천히 우리쪽으로 다가왔다. 나는 순간적으로 여동생의 앞으로 나왔지만 맞아서 뒤에있는 암벽에 부딪친 충격으로 의식을 잃었다. 의식을 되찾은 내게 가장 처음으로 보인 것은 더러운 웃음소리를 내는 마물들과 그 마물들에게 이미 살해당한 어머니와 여동생의 몸을 유린하고 있는 장면이었다. 그 광경에 나는 소리없는 비명을 질렀다. 어째서 우리 가족이 이런 꼴을 당해야하는 거야? 우리가 대단한 것을 원한 것도 아닌데……그저 평범하게 어머니와 여동생 3명이서 살고 평범하게 지내고 싶었을 뿐인데……어째서 이런 고통을 받아야하는 거야? 어째서? 어째서……나는 내 운명을 저주하고 동시에 이 세계를 원망한다. 내가 지르는 목소리에 반응한 마물들이 새로운 놀이라도 찾은 듯이 이쪽으로 다가온다. 그런 가운데 나는 생각했다. 힘을 원해. 마을 사람들을 지킬 수 있는 힘이 필요해……어머니와 여동생을 죽인 마물들을 죽일 힘을 원해……아무도 지켜주지 않는다면 나를 지킬 힘이 필요해……어머니와 여동생을 지킬 힘을 원해……
그 후의 일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멍한 의식으로 봤던 것은 엄청난 힘으로 비틀어진 상태의 마물들의 사체가 굴러다녔다. 제일 먼저 내 손에 대량의 피가 묻어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그 다음에는 내 전신이 피의 비라도 맞은듯이 피로 젖어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한 것은 몸 안에서 이상하게 힘이 넘쳐흐른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본능적으로 내 안에 흐르는 드래곤의 피에 눈을 떳다는 것을 알았다. 이것이 내가 원했던 힘일까? 의식이 몽롱해서 잘 생각할 수 없다. 그래도 지금 해야할 일이 있었다. 나는 정중하게 어머니와 여동생의 몸을 가까이에 있는 풍경이 아름다운 장소로 옮겨서 흙을 파내서 매장해 무덤을 만들었다. 부디 다음이 있다면 행복하길 바란다……
그 다음에 나는 눈에 보이는 마물들을 전부 유린했다. 어머니와 여동생을 죽인 마물들은 없었다. 하지만……그래도 나는 마물을 용서할 수 없었다. 목적지도 없이 휘청휘청 돌아다녔고 마물을 발견하면 계속 죽였다. 그 사이에도 나는 탐욕적으로 힘을 원하기 시작했고 여러가지 무기와 기술을 닥치는 대로 습득했다. 깨닫고보니 그때부터 수년이 지나 주위의 사람들에게서 용사라고 불리게 되었다. 나는 그런 대단한 사람이 아니다. 그 무렵의 나는 오센에 거처를 두고 내 강함에 한계를 느끼게되었고 뭔가 다른 강함을 찾기위해 강하다고 불리는 사람들과 싸워 이기기 시작했다. 몇번이고 몇번이고 싸우지만 아무도 나의 강함에 닿는 사람은 없었다. 아무도 나에게 이기지 못했다. 이것이 내가 원했던 강함이었을까? 답이 나오지 않는다. 싸울 생각도 사라졌다. 그럴 때 어느 한 행상인이 붉은 구슬을 건넸다. 이것을 먹으면 새로운 강함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미심쩍다고 생각했지만 나는 원했던 강함의 대답을 알고 싶었기때문에 그 구슬을 먹었다.
그때부터는 나도 잘 모르겠다. 나였지만 내가 아닌듯한. 내 안에서 상반된 2개가 서로 싸우고 있는 듯한 상태였다. 그래도 나는 싸움을 멈추지 않았다. 그 때 싸우기전에 조건을 붙인 남자가 있었다. 만약 자신이 이기면 자기의 아내가 되라고. 그 제안에 끓어오르는 관객들을 보고 그 조건으로 싸우면 더욱더 강한 사람이 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그 조건을 그 후에도 계속붙였다. 물론 나에게 이길정도의 사람이라면 기쁜 마음으로 시집갈 생각이다. 그 사람은 나를 지켜줄 정도로 강한 사람이라는 뜻이니까. 가능하다면 용모는 따지지 않을테니까 상냥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그 조건을 붙여도 나에게 이기는 사람은 나타나지 않았다.
그런 싸움이 매일 계속 이뤄지던 어느날. 갑자기 앞에 작은 드래곤이 나타났다. 그 드래곤을 가둬운 검은 결정은 역할을 다한 듯이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나에게 드래곤의 피가 흘러서인지 그 작은 드래곤과 대화가 가능했다. 그녀가 말하기를 자신은 납치되어서 이곳으로 날려졌다고 한다. 자신의 연인이 반드시 데리러 올거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그 사이에 이 작은 아이를 지켜야겠다고 생각했다.
……지킨다……나는 뭔가를 지키고 싶었던 것일까……
그녀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주로 그녀가 말하는 것은 어떤 사람에 대해서였다. 그 사람이 얼마나 강한지 자신을 상냥하게 대하는지를. 그래도 내가 더 강하다고 말하면 그녀는 화난듯이 그 사람이 더 강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데리러 왔을 때 시험해보자. 약간이나마 그 날이 기다려졌다.
그녀의 연인이 데리러 온 날. 나는 어떻게든 싸우기 위한 이유를 만들어서 약속을 받아냈다. 그리고 당일, 나는 언제나와 같이 선수를 내주고 그의 공격을 받았다. 분명히 지금까지의 모든 사람들보다도 강한 것 같았다. 그래도 내가 더 강해. 그 때 그렇게 생각했다. 분명히 처음에는 내 움직임에 전혀 따라오지 못하고 그는 그저 방어 일변도였지만 얼마나 단단한지 상처하나 없었고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자 나와같은 움직임을 보이고 그 이상의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그 한없는 강함에 점점 나는 평정심을 잃고 초조해졌다.
「……어째서 닿지않는거야……」
잘 모르겠다.
「……내가 약하니까……」
싫다. 그런걸 인정하고 싶지 않다.
「……약한 건 안된다……」
그렇다. 안된다. 그래도 어째서 안된다는 건지 잘 모르겠다.
「……약하면 지키지 못해……」
무엇을 지키고 싶었을까. 아까부터 배안이 뜨겁다. 불길한 느낌이 밀려든다.
「약한건 안돼!!」
그래. 약한건 안돼.
「나는 약하지 않아!!」
약하지 않아!! 나는 약하지 않아!! 강한 힘이 있으면……그건 뭐지……
「그게 정말로 너가 원했던 힘이야?」
그 후의 일은 잘 기억하지 않는다. 그저 어떤 공격을 가했지만 그에게 통용되지 않았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아아, 나는 그에게 졌구나. 그것을 확인함과 동시에 나는 떠올렸다. 나는 구할 힘을 원했던 것이다. 어머니와 여동생을 구할 힘이. 싸우기 위함이 아니고 누군가를 구해줄 힘이……지금, 눈 앞에 나를 껴안고 있는 그는 갖고있겠지. 실제로 나를 이렇게 구해주었다. 두근하고 작게 가슴이 울린다. 아아, 눈앞에서 걱정하는 듯이 나를 보고있는 그를 갖고싶다. 그의 것이 되고싶다. 그러니까 나는 본능이 내키는 대로 움직였다.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보」
「……헤?」
나는 내 입술로 그의 입술을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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