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오스이는 내 발차기를 막은 팔을 문지르고 손을 폈다쥐었다를 반복하며 상태를 확인했다. 나는 그 모습을 잠자코 지켜보고있는데 무대 주위에 있던 관객들이 환호하기 시작했다.


「오오~!! 하오스에게 순식간에 당하지 않은건 오빠가 처음이야!!」


「좋아~!! 평범하게 생긴 사람~!!」

「와즈님. 작은 여자아이를 발로차는 것은 사람으로써 어떤 것일까 생각합니다~」

「하오스이짜~앙!! 오늘도 귀엽네에~!!」


지금 분명히 플로이드가 말한거지? 험한 표정으로 플로이드를 찾지만 관객사이에 숨어있어서 보이지 않았다. 이 자식, 두고보자고. 내가 두리번거리는 사이에 하오스이는 점검이 끝났는지 나에게 다시 말을 걸었다.


「……과연. 그 아이가 말한 것처럼 강하구나……그래도, 내가 더 강해」


이렇게 말하고 이번에는 하오스이가 공격해왔다. 나에게 단숨에 다가와서 무표정으로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내질렀다. 그것을 피하자 그대로 주먹을 펴고 내 옷을 쥔다음에 내 몸을 아래로 내려끌면서 안면을 향해 무릎을 날렸다. 나는 손을 교차해서 그것을 막았지만 하오스이는 멈추지않고 몇번이나 무릎차기를 시도했다. 내가 무릎차기를 몇번 막는 와중에 옷을 쥔 손이 떨어졌다고 생각했더니 등에 뭔가 닿는 촉감이 났다. 아마도 팔꿈치로 찍은 것 같다. 나는 그대로 쓰러지듯이 몸을 던지면서 그 기세를 이용해서 발을 휘둘러 하오스이에게 발바닥차기를 시도했는데 하오스이는 발을 잡아멈추고 힘껏 나를 내던졌다. 공중에서 자세를 바로잡고 안전하게 착지한 후에 하오스이쪽을 본다. 그녀의 얼굴은 약간 놀란 것 같았다.


「……조금 즐거웠어. 그래도 그 정도라면 나에겐 이길 수 없어」


시야에서 하오스이가 사라졌다고 생각했는데 나는 뭔가에 맞아 날아갔다. 시야에서 내가 있던 장소를 확인하자 그곳에는 나를 찼던 하오스이가 있었고 다시 시야에서 사라지더니 내 몸은 공중에서 흩날렸다. 그곳에도 아까와 같이 나를 찼던 하오스이가 있다가 곧바로 모습이 사라지고 이번에는 공중에서 날고있는 나보다 더 위쪽에서 양손을 마주잡고 그대로 나를 내리찍었다. 나는 그것을 맞고 이번에는 아래에 있는 무대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 충격에 의해 무대위에는 흙먼지가 피어오르고 바닥의 일부가 갈라졌다. 그 잠깐의 시간동안에 일어난 일에 주위에 있던 관객들은 크게 들끓었고 하오스이를 극찬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그, 나 아무렇지도 않은데.. 흙먼지속에서 옷에 붙은 먼지나 무대의 파편을 쳐내고 있자 하오스이가 무대에 착지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대로 하오스이는 움직임을 멈췄다.


「……놀랐어. 설마 그정도 공격해썌는데 살아있을 줄이야. 생각한 것보다 튼튼하네」


뭐, 신검으로도 상처가 안난다고 하니까……흙먼지가 개이자 나와 하오스이는 마치 거기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듯이 서로를 보고 있었다. 하오스이의 눈에는 아까보다 온도가 더 오른 것처럼 뜨거워져있다. 눈에 힘이 들어간 것이 보이고 박력도 늘어있다. 근데 낭패네. 아까의 사라지는 듯한 움직임은 도대체 어떻게 했을까. 언뜻 보였던 시야끝에는 뭔가 이상한 발 움직임을 했던 것 같은데……내 예상인데 스킬 Max이라서 할 수 있는 움직이겠지. 부럽네. 그러나 지금은 그런건 생각하지 말자. 아무리 공격을 받아도 다치지 않지만 이쪽의 공격이 맞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다. 게다가 하오스이는 용자이니까 어쩌면 내가 데미지를 줄 수 있는 방법이 있을지도 모른다. 아니, 지금은 마왕이었지. 일단 지금은 하오스이의 움직임을 쫓는 것이 우선이다.


「……그럼, 또 한번 갈게」


그리고 다시한번 보이지 않는 움직임으로 하오스이가 나에게 다가왔다.






하오스이의 거칠게 밀려오는 공격에 비해 나는 방어 일변도였다. 아니, 다르다. 따라가는 것으로 벅찼다. 때리고, 차고, 던져지고, 날아가고, 대부분 막지 못했다. 물론, 상처는 없지만. 그러나 그때문일까 처음에는 전혀 보이지 않았던 하오스이의 움직임이었다. 습관일까? 알게된 것은, 하오스이는 독특한 발놀림을 통해 내 시야에서 사라지고 순식간에 다가온 것이다. 그것을 이해했더니 뒤는 몸이 반응했다. 조금씩 하오스이의 공격을 회피할 수 있게 되고 눈으로 쫓을 수 있게되었다. 왠지 내 격투스킬이 쑥쑥오르는 듯한 느낌이 든다. 아마도 하려고 마음먹으면 하오스이와 같은 발놀림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오스이도 내 움직이 변한 것을 알았는지 조금 표징에 초조감이 떠오른다. 그리고 처음과 같은 위치에서 나와 하오스이가 동시에 멈췄다.


「……어째서 통하지 않는 거지……어쨰서……내가 약하니까……」


하오스이는 나에게 묻기보다 자문자답하는 듯이 중얼거린다.


「……안돼……약한건 안돼……어째서……잘 모르겠어……」


분위기가 이상하게 변하는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하자 내 눈은 지금까지 본 적이 없는 것을 비추고 있다. 제일 처음 하오스이는 짙은 녹색의 기운을 갖고 있었는데 그 기운이 검붉은 색으로 변하고 있다. 그 변화의 중심은 배 근처였다.


「……약하면 지킬수 없어……아무것도……아무도……잘 모르겠어……」


모든 기운이 검붉게 변하자 하오스이의 머리에서 진짜 작은 뿔이 생겼다. 손톱도 약간 길어지고 날카로워지는 것이 보였다. 다만 몸은 갈라지지 않았고 날개도 나지 않았지만 그 모습은 내가 지금까지 봐왔던 구슬을 먹었던 자들과 똑같았다. 그리고 나를 보는 하오스이의 눈은 괴상하게 빛이 났다.


「……그래도, 약해지면 안돼!! 나는 약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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