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실을 나와 올라가고 성을 나가서 마차를 타고 도착한 공개처형의 장소는 성에 인접한 넓은 초원이었다. 마차 안에서 처음 본 거리의 모습은 우리들이 있었던 마을과 비슷했는데 약간 한기가 느껴지는 광경이었다. 왜냐하면 보인 거리에 생기가 전혀 없고 평소라면 분명 있었을 수인들이 많이 없고 있는 수인들도 대부분이 여성이나 아이, 노인뿐이라 젊은 남성의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일종의 유령도시와 같은 마을이 되어있었다. 즉, 마을이 이런 상태가 될 정도의 인원이 전쟁에 끌려갔다는 뜻이려나. 대답은 곧바로 눈앞에 나타났다. 마차가 마을에서 나간 순간, 그 초원에는 엄청난 수의 완전무장한 수인이 대열을 세우고 있었다. 그 대열하는 수인사이를 마차가 지나갔다. 지나치는 수인들이 강한 분노와 원한이 담긴 눈길을 보내고 있다. 그런 시선들이 교차하는 도중에 드디어 마차가 대열의 가장 앞에 도착했다. 마차의 문이 열리고 밖에서 창으로 움직임을 견제받으며 마차에서 나가자 곳곳에서 우리들에게 욕설이 날아들었다.


「죽여라!! 인족은 죽여라!!」

「죽여라!! 죽여라!!」

「피를 보여라!! 인족의 그 더러운 피를!!」


대체로 그런 내용의 말들이 곳곳에서 나오자 그것이 전염되어서 이 장소에 있는 모든 수인에게서 미움을 받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왜 이렇게까지 미워하는거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미움받는 쪽은 참을 수 없을 것이다.


「……조용히」


그다지 큰 목소리는 아니지만 말을 한 순간 마치 아무도 욕을 하지 않았다는 듯이 웅성거림이 멎었다. 그 말을 꺼낸 인물을 쳐다봤더니 그곳에는 움직임을 방해하지 않는 정도의 검은 갑옷에 피와 같은 붉은 망토를 입은 강경파의 우두머리 데이즈가 호화스러운 텐트에서 나왔다. 여전히 분노를 머금은 눈으로 우리들을 보고있다. 그대로 우리들은 데이즈의 앞에 있는 데로 옮겨졌다.


「……왔구나. 아무래도 각오는 된 것 같군. 기뻐해라!! 이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너네들의 죽음을 바라고 있는거다!!」


데이즈가 한손을 올리며 선언하자 그것에 호응하듯이 또다시 뒤에 있는 수인들이 우리들을 향해 욕설을 하기 시작했다. 한동안 우리들에게 욕설이 날아든뒤로 데이즈는 들고있던 손을 내린다. 그러자 다시 수인들은 침묵했다.


「그럼……나는 약속을 지키도록 하지」


그렇게 말하고 데이즈는 우리들의 시선을 유도하듯이 자신이 나왔던 텐트의 옆에 있는 대형의 텐트를 가리켰다. 그 유도를 따라 큰텐트로 시선을 옮기자 텐트의 천이 열렸다. 그곳에는 쇠창살의 우리가 있고 그 안에 20명정도의 수인들이 우리들과 같이 수갑을 차고 갇혀있었다. 그안에는 한번도 보지 못한 얼굴들도 있었다. 마라오들 은신처에서 만난 인물들도 있고 바로씨도 그 안에 있다. 바로씨의 왼뺨은 맞은 것처럼 빨갛게 부어있었다. 마라오에게 맞은건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자 마라오가 우리들의 모습을 보고는 창살을 쥐고 울것같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미안해!! 이런 일이 되어서 미안해!!」


사죄의 말은 딱히 필요없어. 죽을 생각도 없으니까. 마라오에게 묻고 싶은 것은 단 1개뿐.


「괜찮아. 근데 메알은 어디에 있어?」


그래. 그 우리안에 메알의 모습이 없었다. 설마 이 녀석들이 메알을 죽였다면……






이 장소에 있는 전원 몰살시켜주마


나는 살기를 숨기지 않고 주위에 넘치게했다. 넘친 살기에 마라오나 가까이에 있는 놈들이 겁먹은 듯한 표정을 한다. 그레이브씨는 [휴우!!]하고 휘파람을 불고 데이즈는 여전히 화난 표정인 채였지만. 마라오가 겁에 질린채로 나에게 대답했다.


「메, 메알이라면 잡히기 전에 도망가게했어!!」


……아 그렇구나. 나는 살기를 공중으로 흝어내고 메알의 무사를 기원하듯이 하늘에 눈을 돌리자 그곳에 작게 날개를 파닥이며 그 장소를 공중선회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마도 메알이겠지. 잠깐만 그곳에 있어줘.


「……정말로 미안하다……이렇게 될 줄이야……부디 나를 원망해줘……」


우리의 안에서 그렇게 말하며 머리를 숙이는 수인이 있다. 우리에 있는 수인 중에서 가장 체격이 좋고 사자와 같은 귀와 생김새를 한 수인. 질 좋은 옷을 입고 있는 것을 보니 아마도 저 수인이 마라오의 아버지 기오=레가닐일 것이다. 그 증거로 마라오가 [아버님]이라고 머리를 숙이는 수인에게 말했었다. 그리고 우리들에게 말을 건 것은 그뿐만이 아니었다.


「「「……그레이브」」」

「릿토, 프티, 이우라, 무사해서 다행이야」


그레이브씨가 3명의 수인을 안심시키듯이 미소지었다. 이우라씨를 포함한 그녀들이 아내들이겠지. 그레이브씨에게 보내는 시선에서 알 수 있는 것은 메이드복에 여우귀를 하고 있는 가장 점잖은 사람이 릿토씨. 똑같이 메이드 복에 곰귀를 하고  귀여운 생김새를 하고있는 사람이 프티씨인 것 같다. 그녀들은 서로를 포옹하고서 눈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싫어……그레이브, 죽으면 안돼……」


프디씨의 비통한 목소리가 울린다. 그렇지만 무정하게도 우리들을 죽이기 위한 발소리가 다가오고 있었다. 눈만을 내놓은 천을 머리에서 뒤짚어 쓰고 그 손에는 큰 대검이 쥐여져 있는 인물이 2명. 각각 나와 그레이브씨의 옆에 서서 검을 크게 휘두른다. 그것을 신호로 우리들은 주위에 있는 수인들에게 잡혀 머리만을 내미는 듯한 형태로 억지로 앉혀졌다


「해라」


데이즈의 말을 시작으로 동시에 우리들에게 검이 내려쳐졌다.

wr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