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친 대검은 그대로 지면에 박혔다. 그 자리에 베려고 했던 대상은 이미 없었다. 당연하겠지만. 이미 나는 그레이브씨를 안고 온건파들이 있는 우리앞까지 이동해서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었으니까. 순간이동 할 수 있구나.


「이야~ 위험했네요」

「도와준건 고마운데 이만 내려주지 않을래?……」


그레이브씨가 나에게 안겨있는 상태에서 말했다.


「앗, 죄송합니다. 지금 내려드릴게요」


그레이브씨를 지면으로 내려놓자 비로소 우리들의 존재를 깨달은 마라오가 우리안에서 말했다.


「에? 에? 어, 언제 거기로 온거야? 어라? 살아있어? 설마 유령이라든가?」


실례네. 평범하게 살아있다고. 그냥 이동했을 뿐이라고. 아니, 보통 속도는 아니지만.


「「「그레이브~!!!!!」」」


우리 안에 있는 그레이브의 아내들이 눈물투성이의 얼굴로 일제히 이쪽으로 다가와 우리안에서 손을 내밀었다. 그레이브씨는 그 손을 잡으며 자신의 무사를 3명에게 전했다. 다행이네요.


그리고 나는 아직 침묵하고 있는 데이즈에게 시선을 옮겼고 저족도 나를 쳐다보았다. 여전히 분노에 가득찬 눈을 하고 있지만 그 농도가 더욱 깊어진 것 같았다.


「……아무래도, 속도에 자신이 있나보구나」


데이즈의 그 말에 반응하듯이 나와 그레이브씨의 주위를 무기를 겨눈 수인들이 에워쌌다.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우리들은 완전히 둘러싸였고 도망갈 길은 아무데도 보이지 않았다. 뭐 도망갈 생각은 없지만. 그레이브씨의 아내들은 그레이브씨를 지키듯이 끌어당겨 꼭 안고 있었다. 으, 부러워……


「그래도 결과는 변하지 않는다」


하아……좋겠다……부러워……이런 상황에 걱정해주는 사람이 가까이에 있다니……


「너네들은 여기에서 죽을 것이다」


지금 나는 홀로 우두커니 서있다. 쓸쓸히 혼자 서있다. 아무도 걱정해주지 않는다. 아무도 내 생환을 기뻐해주지 않는다. 하아……섭섭하네……나를 남편이라고 불러주는 하오스이가 이 장소에 있다면 걱정해줄텐데……약간 하오스이가 그리워졌다……제대로 몸관리 하고 있으려나……하지만 혼자는 역시 쓸쓸해……플로이드라도 괜찮으니까 옆에 누군가 있어줬으면 싶네……아니, 역시 그 녀석은 없는편이 나아……


「네 녀석, 듣고 있는거냐!!!」

「……응? 아아, 미안미안. 뭐라고 했어?」


사고의 바다에 잠겨있어서 아무것도 듣지 못했다. 죄송합니다.


「역시 인족같은건 살아있을 가치가 없다!! 저 녀석들을 죽여라!!」


데이즈의 지시에 따라 우리들을 둘러싸고 있던 수인들이 일제히 창을 내지른다. 그 수인들은 전원이 분노에 가득찬 눈을 우리들에게 향하고 있다. 그때 갑자기 뭔가가 궁금해졌다. 왜 이렇게 인족에대한 분노를 갖고 있는걸까? 데이즈는 그 붉은 구슬의 영향이라고 이해할 수 있겠지만 다른 사람들은 왜? 왜, 데이즈처럼 인족헤 적의를 향하고 있는거지……뭔가 이유가 있을지도 몰라……그러면, 여기서 죽이는 것은 좀 찝찝할거 같은데……


나는 짧게 한숨을 내쉬고……아무도 자각할 수  없는 속도로 움직였다. 목숨을 빼앗지 않기 위하여 먼저 이쪽으로 다가오는 수인들이 갖고있던 무기를 차서 파괴하고 그대로 죽이지 않도록 손대중을 해서 의식을 날린다. 손은 수갑은 찬 상태이다.


말그대로 눈깜빡할 사이에 전부 해치웠고 내 발밑에는 의식을 잃은 수인들이 쓰러져있었다.


「……에?」


그런 중얼거림이 뒤에서 들렸다. 그쪽을 흘끗 쳐다보면 그곳에는 눈 앞에 무슨일이 있었는지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나를 보고 있는 마라오가 있었다. 어라? 나한테는 그냥 평소의 일인데?……앗, 그러고보니 마라오의 앞에서 싸운 적이 없었구나……뭐야, 하오스이가 내가 더 강하다는 말을 믿지 않았던거야?  우리안에 있는 다름 수인들은「오오」라든가 감탄을 터뜨렸고 그레이브씨는 알고있어서 별로 놀라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누구를 죽이라고?」

「네 녀서어어어억!!!!!」


자, 그럼 슬슬 이쪽도 움직여야겠지. 일단은 계속 수갑을 차고있을 수는 없으니까


「호잇」


내가 아주 약간 팔에 힘을 넣자 [파킹]이라는 소리와 함께 수갑은 산산조각났다. 나는 그대로 자유로워진 손으로 그레이브씨의 수갑도 파괴했다.


「오~, 편해졌어. 고마워」


그레이브씨는 나에게 감사의 말을 하고 물러서서 칼을 2개 잡고 나에게 다시 말을 걸었다.


「그래서, 이제부터 어떻게 할 생각이야?」

「당연히 싸워야겠죠」


그렇게 대답하면서 나는 우리로 향해서


「영차」


그 말과 함께 우리의 창살을 몇개잡아 당긴다. 지금까지 일어난 광경에 우리안의 수인들도 강경파의 수인들도 멍하니 아연실색하고 있었다. 어라? 안나올거야? 도와주려고 지금까지 얌전히 있었던 건데. 자신들의 몸을 지킬 수 있다면 문제없다. 나는 그레이브씨에게 걸어갔다.


「그럼, 여기는 부탁드릴게요」

「쓸데없는 걱정은 하지말고 죽지나마」

「물론이예요. 그리고 최대한 상대는 죽이지 않도록 해주세요」

「알겠어. 이정도로 우리들에게 분노를 내비친 것은 뭔가 이유가 있어서 그런거겠지」


역시, 그레이브씨. 도움이 된다.


「자, 그럼 할까」


나는 데이즈에게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시선을 보냈다.


「죽여라!!! 녀석들을 죽여버려라!!」


내 시선을 받은 데이즈가 포효하듯이 소리치자 일제히 이 장소에 있는 완전무장의 수인들이 우리들을 향해 진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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