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라에게 향하는 미자리의 일격, 그것은 완벽하게 허를 찌르는 것이었다.
레나르의 잘린 두팔대신 미자리의 신체 지배권을 얻은 것이다.
레나르의 지배는 데미지를 받은 양과 부분에 비례하게 발휘된다.
정신세계에서 보여준 마술도 사용한다면 네루바처럼 원격조작도 가능한 강력한 기술이었다.
그란초와 달리 지배한 상대의 능력까지도 사용할 수 있는 것이 레나르의 특징이었다.
여차하면 지배마술로 자신을 공격시켜도 된다.
겹겹이 쳐져있는 지배의 의도가 레나르의 강점이었다.
그래서인지 레나르의 직접적인 공격력은 매우 느리다.
필요도 없고 사령술을 배운 레나르의 생존력은 상식을 훨씬 뛰어넘었다.
물수만 있다면 어떤 상대로 이길 수 있다.ーー그럴 것이었다.
실라가 미자리의 신속의 일섬을 막으려고 했지만 이미 늦었다.
미자리는 갑자기 자신에게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레나르의 계산은 무너졌다.
미자리의 검이 실라의 목덜미에서 멈춘 것이다.
질과 네루바를 감싸고 있던 안개가 흩어졌다.
「……이럴, 수가」
레나르의 신음소리가 들렸다.
얼굴에는 핏대와 땀이 흐르고 있다.
양팔에서는 피가 줄줄 흘렀다.
아까까지 레나르는 네루바와 미자리를 지배하고 정신세계에서 질과 대결하고 있었다.
미자리를 지배한 단계에서 이미 승리는 확정지었을 것이다.
「아슬아슬했어. 끝이다, 레나르」
점차 흩어지는 안개에서 질이 모습을 드러냈다.
정신세계의 죽음때문에 레나르에게 있었던 모든 마력이 사라졌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겁니까……」
지배력이 약해지고 검을 거둔 미자리가 중얼거렸다.
미자리가 실라에게 검을 겨눈 것은 레나르의 팔을 베었기 때문이라는 것은 왠지 알 수 있었다.
때문에, 미자리도 아직 실라도 움직이지 않았다.
「레나르는 입은 데미지로 상대를 조종할 수 있습니다. 섣불리 공격하는 것은 놈의 계략입니다」
질은 숨을 내쉬고 레나르에게 다가갔다.
네루바가 팔을 들자 엘리자를 공격하고 있던 유령이 상공으로 날아갔다.
「잘도, 나와 내 동료를 마음대로 휘둘렀겠다……!」
네루바가 격하게 분노했다.
사령술을 사용하고 있지만 질은 네루바에게 대하는 의심을 이미 떨쳐냈다.
그가 없었더라면 여기까지 레나르를 몰아세울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레나르는 어깨로 거친 숨을 내쉬며 네루바를 쳐다보았다.
「괜찮겠냐, 네루바……너는 주인에게 인정받은 재능이 있다. 안개와 유령, 아람데드에서 이름을 떨친 미자리와 200명의 엘프에게 이긴 힘이다. 최강의 대주교가 될 수 있다」
「헛소리 하지마, 니가 노리는 것은 내 힘뿐이잖아」
「대의를 위해서다! 몇번이나 이미 말했는데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는거냐 네놈은! 아아, 그런 힘을 놀리는 것만으로도 주인에게 불경한 짓이거늘」
질은 오른팔의 피를 흘리며 레나르에게 다가간다.
정신세계와 똑같이 질식시키겠다는 의도였다.
「질남작, 괜찮은건가? 나를 죽이면 엘리스는 더 이상 널 보지 않을거다」
「……무슨 의미지」
「저승의 문턱에서 봤겟지? 죽음의 신 에스텔님은 현세의 그릇으로써 엘리스를 선택하셨다. 아니 <신의 눈동자>를 계속 지녔던 엘리스의 모습을 에스텔님이 베꼈을 지도 모르겠지만……어쨋든, 이제 브람왕국의 병사가 봉인을 풀었을 것이다. 멈추고 싶다면 나를 살려서 데려가는 수 밖에 없지」
「나는 반대다, 신용할 수 없어」
「닥쳐라, 네루바!」
레나르가 소리쳤다.
질의 혈류가 빠르게 레나르의 발밑에 도달했다.
꿀꺽, 하고 레나르는 숨을 삼킨다.
이제 싸울 수단이 없는 듯 했다.
「미자리, 나는 폐적되었지만 아람데드의 왕족이다. 항복하겠다, 도와다오」
미자리가, 실라의 앞에서 검을 내렸다.
이제야 자유로이 움직일 수 있게 된 것 같았다.
질도 네루바도 실라도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미자리가 적으로 돌아서면 형세는 달라진다.
「당신은, 레나르의 이름을 빼앗은 도적입니다. 도와줄 의리가 없습니다」
「네, 네년……!」
레나르가 절규했다.
「레나르, 한가지만 더 말하겠습니다. 당신이 주도한 사령술의 실험으로 제 친구가 죽었습니다……사실은 5년전에 추방하는게 아니라 사형을 했어야 했습니다」
담담하게 미자리는 말을 했다.
그곳에는 냉철함만이 남아있었다.
질의 피는 슬금슬금 레나르의 가슴께에서 얼굴까지 흘러갔다.
「그것도 모두 되돌릴 수 있다……! 사령술을 사용하면ーー아, 안돼!」
이미 질은 정신세계에서 요령을 터득했다.
질의 피가 레나르의 얼굴을 덮었다.
쿨럭하는 소리가 나고 레나르는 쓰러졌다.
애초에 정신력으로 서있던 상태였다.
그대로 레나르는 움직이지 못하게 되었다.
「그럼, 남은건 저 사람뿐이네요」
미자리가 이번에는 네루바를 보았다.
그렇다, 사령술을 싫어하는 미자리는 건재하다.
「미자리씨……!」
질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조종되었다고 하지만 유령을 사역하는 것은 중죄였다.
감쌀 것인가ーー시야의 끝에 엘프들도 엘리자도 있다.
뭐라도 말하지 않으면 네루바를 도울 수 없을 것 같았다.
「눈이 침침해졌습니다……!」
불쑥이지만 미자리가 요란스럽게 말했다.
모두, 갑작스런 말에 멍해졌다.
「예를 들면 우리들을 안개로 우리를 움직여서 시야에서 네루바가 안보이게되면 쫓아갈 수 없을 것 같네요」
노골적인 미자리의 말에 질은 정신을 차렸다.
네루바를 돌아보니 그도 고개를 끄덕였다.
가능할까, 그런 것이.
여기에서 왕도까지 평소라면 1일이상 걸릴 것이다.
네루바는 깍듯하게 인사를 하고 날개에서 엄청난 안개를 방출시켰다.
엄청난 규모에 모든 것이 뒤덮여버렸다.
새삼스럽지만 네루바의 대단함이 느껴졌다.
안개속에서 네루바의 목소리가 울렸다.
「해줄게……나도 녀석들에게 빚이 있으니까!」
질은 엄청난 안개때문에 눈을 감았다.
물기가 얼굴에 닿는 느낌이 들었다.
그것이 잠시동안 이어졌다.
얼마나 지났을까, 짙은 안개가 멀어져갔다.
질은 조심조심 눈을 떴다.
끝난 걸까, 지금 어디지?
「……!」
무너진 탑에 석조의 시내가 비명에 휩싸이고 있다.
태양이 빛나는 가운데 도망다니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곳은 화염에 휩싸인 아람데드의 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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