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적이……!」
「늦었군요……」
미자리의 목소리에 낙담이 가득하다.
아람데드왕도에 데려와진 우리들은 이미 싸움이 시작되었다는 것을 확인했다.
아침 노을이 비추는 거리는 그을음과 피의 냄새로 가득했다.
처마끝을 봤더니 여기가 상점가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물건들이 흩어져있고 길가는 더러웠다.
급히 도망간 흔적일 것이다.
희미하게 느껴지는 진동은 근처에서 공격마술이 펼쳐졌기 때문일 것이다.
돌층계도 건물도 파괴의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시체도 없고 어느 가게도 사람의 기척이 없다.
비전투원은 완전하게 피난시킨 것이다.
하지만 여기저기에서 비명이나 철이 부딪치는 소리가 나고 전장의 공기가 감돌고 있다.
「저는 왕궁으로 가야겠습니다, 질남작……죄송하지만 먼저 가겠습니다!」
말하자마자 미자리가 달려가고 있었다.
순식간에 지붕을 넘어다니더니 모습이 보이지 않게되었다.
그녀를 따라가는 뱀파이어도 마찬가지다.
무리도 아니다, 미자리들을 따라갈 정도의 각력을 갖고 있지 않다.
같이 움직이는 것보다 미자리들에게는 왕궁이 최우선인 것은 잘 알고 있었다.
여기에서 따로 행동하는 것은 어떤의미로는 신뢰의 증거라고 생각하지만.
「네루바, 근처에 있지?」
나는 미자리가 보이지 않게되자 슬며시 말을 걸었다.
안개가 흘러나오더니 힘없이 어깨를 늘어뜨린 네루바가 나타났다.
「이야……역시, 이게 한계야」
「충분해, 도움이 됐어」
「그래서 이제부터 어떻게 할거야?」
나는 긴장한 표정의 엘리자를 보았다.
현재의 상황을 설명하지 않았지만 여기가 왕도라는 것은 알고 있는 것 같다.
내가 할일은 변하지 않았다.
<신의 눈동자>의 봉인을 완전히 한다.
왕도에 전투가 시작된 지금, 봉인이 유례없을 정도로 위험에 처했다는 뜻일 것이다.
엘리스나 사령술사도 신경쓰이지만ーー할 일을 할 수 밖에 없다.
「<신의 눈동자>는 원래 왕도의 어딘가에 안치되었을 거야, 원래대로 돌려놓으러 가자」
하지만 봉인의 정확한 장소는 모른다.
내가 다다른 기억속에는 <신의 눈동자>를 꺼내는 장면이 없었다.
미자리도 모르는 이상, 알고 있는 사람은 알마나 왕족밖에 없다.
미자리의 뒤를 쫓아 왕궁에 들어가는 것이 최선인가.
실라가 뭔가 깨달았다는 듯이 소리쳤다.
「주위에 적의 기척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갑자기 눈 앞의 가게에서 스켈레톤병사가 튀어나왔다.
오른팔과 갈비뼈만으로 언뜻 봐서는 기형적인 언데드다.
총수는 10개, 창을 들고 공격해온다.
하지만 산만하다고 해야할까 민첩하다는 느낌이 전혀없다.
게다가 무기는 창뿐이다.
고지대에서 만났던 기사에 비하면 초라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실라가 한쪽에 있는 스켈레톤병사에게 발차기를 날린다.
스켈레톤병사의 반응은 둔했다. 뛰어든 실라에게 전혀 반응하지 못한다.
실라에게 한방맞은 스켈레톤병사는 뼈가 산산조각나고 행동불능이 되었다.
엘리자와 엘프들도 마술로 엄호한다.
양측이 힘을 합친 마력의 화살이 명중하자 뼈는 산산조각나서 이리저리 튀었다.
순식간에 스켈레톤병사는 전멸했다.
「상대가 되지 않는 언데드였지만, 이것은……」
엘리자의 목소리가 흐린 이유는 바로 나타났다.
거리 모퉁이에서 또 다시 10개정도의 스켈레톤병사가 나타난 것이다.
교단은 상당한 준비를 했다고 생각된다.
하나하나는 잡병이지만 이런 상태로 물고늘어진다면 피로가 쌓이게 된다.
네루바가 관자놀이를 누르며 뭔가를 떠올렸다는 듯이 말했다.
「레나르는 시간벌기가 끝나면 속죄의 제단이라는 곳에 데려가는 것처럼 보였지만……」
그가 말한 지명에 대해서 엘리자는 들은 기억이 있는 것 같았다.
「왕도의 외곽에 있는 유적지네요. 붕괴 위험이 있어서 주변도 출입금지로 되어있습니다」
아람데드에서 자란 뱀파이어와 아에리아도 끄덕였다.
「건국당시부터 있었다고 했지……확실히 꽤나 오래된 유적지입니다.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서 왕궁과 그 제단, 어느쪽이 가깝지?」
아에리아가 주위를 둘러보고 현재위치를 확인한다.
황폐해져 있지만 가게나 거리가 아예 붕괴된 것은 아니다.
왕도에 밝은 사람이 있다는 것은 역시 든든하다.
「제단쪽이 훨씬 가깝습니다. 왕궁은 거리를 몇개정도 넘어가지 않으면……」
「정확한 장소는, 알고있어?」
「물론입니다, 왕도는 제 마당이나 다름없어요! 안내하겠습니다!」
왕궁에는 미자리가 갔다.
어느정도의 사정은 그녀가 왕궁에 전해주겠지.
나는 <신의 눈동자>를 돌려놓는 것을 최우선으로 해야한다.
<신의 눈동자>는 변화없이 잘 자고 있다.
이미 왕도는 불타고 있다.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지만ーー가는 것말고는 나에게 선택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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