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피에 입맞춤을. 2장 27화 엘리스의 춤
내가 흘린피가, 바닥에 스며들면서 발판이 된다. 피의 갑옷과 같은 방식이다. 신체에 의지하지 않고 스킬을 활용하는 것이다. 「……읏!」 지금처럼 흔들리는 속죄의 제단위에서 나름 도움이 되고 있다. 손을 대지 않아도 될 정도, 인가. 게다가 크라켄의 촉수가 이미 빠져나와서 그런지 처음보다는 흔들림이 적어졌다. 그래도 흔들림은 멈추지 않았고 촉수가 휘날릴 때마다 왕도도 떨고 있다. 나는 시간은 벌기 위해서 더욱 앞을 걸어갔다. 힐끗하고 엘리자에게 시선을 주었다. 작게, 눈에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게 엘리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내 노림수를 이해했다는 듯한 표정이다. 「갈게, 엘리자……!」 「알겠어요, 질님!」 그대로 엘리자는 엘리스와는 반대방향, 즉 언덕 끝쪽으로 뛰어나갔다. 잿빛으로 물든 언덕에서 자줏빛..
붉은 피에 입맞춤을. 2장 26화 도취와 자각
피의 화살이 훅하고 자줏빛의 바람속을 뚫고 날아갔다. 나는 일단 팔을 노렸다. 바람에 흔들리긴 하지만 벗어나기엔 너무 가깝다. 자충수가 될 수도 있지만 이것밖에 방법이 없었다. 대부분의 마술은 팔을 기점으로 한다. 자줐빛의 마력도 엘리스의 팔동작과 함께 발생했다. 그렇지만 엘리스는 뱀파이어이기도 하고 지금은 엄청날 정도의 마력을 뿜어내고 있다. 내 화살정도는 쉽게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다음의 화살을 곧바로 쏘려고 했던 나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 놀라고 말았다. 쏘아진 진홍의 화살이ーー그대로 엘리스의 왼쪽 어깨에 명중한 것이다. 비틀하고 엘리스의 몸이 기울어진다. 하지만 엘리스의 얼굴은 고통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 듯이 흥분한 상태였다. 「질, 좋아……굉장히 멋져. 신에게도 활을 당길정도로 용기가 있어. 당..
붉은 피에 입맞춤을. 2장 25화 크라켄
「뭐라고……?」 잘못 들었다고 생각했다. 엘리스의 목소리에, 얼굴이다. 있을 수 없다. 「놀라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만, 나는 엘리스를 통해서 기억하고 있어. 당신이ーー사랑을 바쳐준 나날들을」 「……너를 위해서 한 것이 아니야」 예전에 엘리스에게 마음을 빼앗긴 적이 있었다. 이런 영문 모를 녀석때문은 절대로 아니다. 엘리스는 짓고 있는 표정은 정말로 매혹적이었다. 한번도 나에게 지은적이 없는 느슨한 얼굴이다. 「후후후……그 견고한 부분, 정말로 좋아해. 아아, 내 고백은? 내 것이 되지않을거야?」 나는 침을 삼켰다.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았다. 명계의 끝, 그 어둠의 저편과 같이 종잡을 수 없는 이야기다. 하지만, 나에게는 해야만하는 일이 있다. 를 제단에 두고 봉인을 되돌려야만 한다. 그 앞을 엘리스가 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