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자리가 머물던 작은 오두막으로 안내받은 나는 몸을 구겨넣고 있었다.
작은 의자에 나를 밀어넣고 있다.
「준비한건 별로없지만 홍자도 있습니다……마음을 가라앉히는데 많은 도움을 줄거예요」
미자리가 손수 홍차를 만들어주려고 했다.
「아, 미자리씨가 그런것까지……」
황급히 나도 일어서지만 미자리는 손을 흔들며 괜찮다고 말했다.
「서열에 따르면 질공은 왕녀의 혼약자. 저는 왕가의 신하에 불과합니다. 이렇게 하는 게 당연합니다」
으으, 오랜만에 받는 왕족대우였다.
미자리와는 왕도에 있었다고는 하지만 직접대화를 한 적이 없었다.
안경 속의 눈동자는 순진해보였지만 방심할 수 없다.
세간에서는 머리도 좋다고ーー분명, 알마에게 의견을 제시하는 유일한 사람이라고 알고있다.
나는 예전에 엘리스가 미자리를 이렇게 형용했던 것을 떠올렸다.
『광견』
엘리스는 알마의 복심이라는 미자리에게 좋은 감정을 갖기 어려웠을 것이다.
「자자, 우선은 저희들의 무사를 축복하며 마시도록 하죠」
네모나고 작은 데이블에 찻잔이 우아하게 놓였다.
미자리의 세련된 솜씨는 탁상위의 군인이 아닌 전선에 몸을 드러내는 군인의 분위기가 풍겼다.
「……감사히 마시겠습니다」
설마 독은 없겠지.
나는 홀짝이며 향기로운 홍차를 마셨다.
「호오……」
입에 머금었더니 제비꽃 밭에 있는 듯한 온화한 풍미가 느껴졌다.
「……여러가지 묻고 싶은게 있습니다만……먼저 그 네루바라는 것을 어떻게 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맞은편에 있는 의자에 앉아 미자리가 말했다.
분명 엘프에 관한 것을 물어보려고 하는 것이다.
망쳤다고는 하지만 엘프들이 브람왕국과 접촉한 것은 사실이다.
있는 그대로의 경위를 말하면 어떤 꼴을 당할지 상상할 수 없었다.
「알마님의 명령은 왕도 방위강화를 위한 소집……그것이 최우선입니다. 그것이 이런 곳에서……」
아무래도 임무쪽이 중요한 것 같다.
나에게 있어서는 여러가지 캐묻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네루바입니까……돌파하기 위해서 여러가지 시도해보셨습니까?」
「물론 했습니다만……」
갇혔을 때부터 미자리가 했던 것들을 열거하기 시작했다.
먼저 걸어서도 나무에 올라서도 안개를 벗어날 수 없었고 원래의 장소로 돌아와졌다고 한다.
마술이지만 해제하는 방법을 모르겠다.
나무를 닥치는 대로 잘라도 숲에 불을 붙여도 원래대로 돌아가 효과가 없었다.
직접 네루바를 찾아내도 아까와 같은 상황이 반복되었다.
즉, 해볼 수단은 다 해보았다……라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제 부대는 정예라고는 하지만 30명, 그리고 가능성이 있는 것은 지면을 파내는 것이지만……」
미자리는 중얼거리며 팔짱을 끼고 머리를 갸웃거린다.
미자리도 알고있겠지만 그것은 자재가 없으면 불가능하다.
「네루바를 없애면 안개도 없어진다……그것은 확실하지만……」
그렇지만 미자리의 검술로도 잡을 수 없었다.
「뭔가 떠오르는 좋은 계책이 있습니까?」
있다.
그것이 사령술이라면 <신의 눈동자>로 약하게 만들 수 있다.
문제는 그란초때와 다르게 나를 향한 공격을 막기 위한 방법이 아니라는 것이다.
고지대에서의 싸움에서는 나를 지키는 방법으로 힘을 발휘했었다.
과연 산을 덮고있는 안개에 어디까지 힘이 미칠까?
네루바가 가까이 왔을 때 <신의 눈동자>의 힘을 사용하면 되는 것일까.
그러고보니 네루바가 도망가지 못하게 되면 공격이 통할까?
하지만 사령술을 혐오하는 미자리의 앞에서 <신의 눈동자>를 사용하는 것은……무섭다.
확실하게 끝을 낼수있는 미자리가 있지만 나를 보지 않았을 때 쓰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상대방이 우리를 죽일 생각이 없다면 뭔가 틈을 만들어서 공격하는 것이 최선이다.
「……네루바에 관해서는 얼마나 알고 계십니까?」
갑자기 미자리의 움직임이 멈추고 공기가 차가워 진듯하다.
앗차, 경솔했다.
「저 녀석에 관해서는……알고 싶지도 않습니다. 영혼이 더러워질거예요」
갑자기 정색하며 미자리는 내뱉었다.
「녀석과……이야기한 적도 뭔가를 알아내려고 한적도 없다는 뜻인가요?」
「당연합니다. 어차피 그 외모도 성격도 가짜……유익한 정보를 줄 리가 없습니다」
나에게는 그렇게 생각하는 편에 경솔하다고 생각했다.
그란초와 같이 무적에 가까운 존재이기 때문에 상정외의 상황에서 입을 함부러 놀릴 가능성이 있다.
자신에게 자신감이 넘치기 때문에ーー무리도 아니겠지만.
그곳이 [틈]이 될지도 모른다.
「내일 아침……저에게 맡겨주시겠습니까?」
「……뭐, 저는 상관없습니다만」
마지못하다는 듯이 미자리는 말했다.
이미 밤은 상당히 깊어져있다.
어차피 이 산에서 야영하겠다는 예정은 변하지 않았다.
내일, 안개에서 탈출할 수 있으면 제 시간을 맞출 수 있다.
계속 미자리와 이야기를 나누면 내 허점도 들어날 수도 있다.
엘프는 지금, 나를 따르는 무리이다.
침묵은 대화의 끝을 의미했다.
슬슬 이야기가 끝났다고 생각한 나와 미자리가 눈을 마주쳤다.
「뭔가 다른 할말이라도……?」
지금까지와는 다른, 상기된 눈이었다.
나는 그 눈의 의미를 알고 있었다.
뱀파이어의 피를 빨아먹는 사람의 눈이었다.
「알마님이 자랑하신 적이 있습니다……질공의 피는 매우 맛있다고」
미자리가 테이블에 손을 짚고 일어선다.
육식짐승이 먹이에 다가오듯이.
「약간이라도 괜찮습니다……피를 마시게 해주셨으면 합니다」
미자리가 내 의자에 손을 걸었다.
나는 군침을 삼켰다.
갑자기 튀어나온 말에 나도 놀랐다.
「미자리씨……거절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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