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


얼굴은 보이지 않지만 어떻게 생각해도 엘리자는 울고 있다.

갑작스런 전개에 나는 혼란스러웠다.


엘리자를 슬프게 할만한 짓은 없었을 텐데.

아에리아에게 지적받았던 피의 맛에 관해 이야기 한 것뿐이다.


엘리자가 가늘게 떨고 있는 만큼이나 내 시선도 헤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


등 뒤로 돌렸던 팔을 풀고 떨어지려고 했지만 엘리자는 힘을 빼지 않는다.

오히려 더욱더 엘리자는 나를 안으려고 했다.


엘리자의 신체가 밀어붙여진다.

코를 훌쩍이며 오열을 하고 있는 엘리자가 말했다.


「엘리스 공주를 포기할 수 없나요?」


「――읏!」


「그런 짓을 질님에게 했었다구요……!?」


엘리자는, 팔의 힘을 뺐다.

축 팔이 내려간 감촉이 났다.


어깨에서 울고 있는 엘리자에게서 슥하고 떨어졌다.

떨어지는 것을 하지 못했다.


조금 전에 엘리자는 눈물을 흘렸다.

손을 몸 앞에서 꼭 쥐면서.


나는 멈출 수 밖에 없었다.

부정하고 싶어도 입 안이 마른다.

엘리자의 눈물 어린 말이 촉촉하게 내 마음을 적신다.

이윽고 엘리자는 손수건을 주머니에서 꺼내서 눈물을 닦았다.

아래를 내려다보면서 엘리자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성을 잃었었습니다. 무례를 용서해주세요」


「아니……신경쓰지마」


나는 목소리를 나만 들을 수 있을 정도로만 내고 있다.

재치 있는 말 같은 것은 아무 것도 하지 못 했다.


「그래서 스킬은 얻은건 맞는거야?」


가능한한 상냥하게 들리도록 화제를 바꿨다.

노골적으로 들렸겠지만.


엘리자는 턱을 올리고 나를 쳐다보았다.

그래도 시선은 뒤의 벽을 보고 있는 듯 했다.

목소리도 딱딱하고 어딘가 서먹서먹했다.


「네. 틀림없이 새로운 스킬을 발현하셨습니다」


「아에리아의 덕분이네」


「그렇네요, 말씀하신대로예요. 스킬의 이름도 알아냈습니다」


나는 눈을 떴다. 거기까지 이 짧은 시간에 알 수 있었는가.

라고 말해도 또 피에 관련된 스킬이겠지.

별로 기대는 하고 있지 않는 편이 좋다.

가볍게 숨을 내쉬고 엘리자가 말을 이었다.


「2번째의 스킬은 <혈액 조작>입니다す」


「……으~응……」


맛을 변하게 하는 것만 가능한 능력은 아닌거 같은데.

피를 조작한다, 손을 움직인다.

그래서 아에리아가 신기할 정도로 달다고 느꼈던 것일까.


「솔직히 저는 놀랐습니다. 2번째의 스킬을 발현시켰다는 것도 그렇지만 <혈액조작>의 스킬이 발현한 것에」


엘리자의 목소리가 점점 낮아진다.

수수께끼 같은 표현에 등골이 오싹한다.


「1번째의 스킬은 신에게서 부여받은 겁니다. 귀족이나 그에 준하는 공적자에게 인정되는 것입니다.」


나도 그렇다, 대부분의 스킬능력자는 그럴 것이다.

신전에서 받은 것은 한번 뿐이다. 때문에 스킬은 보통 한 사람당 하나이다.


「2번째의 스킬은 확실한 사례가 적습니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2번째 기술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す」


「……그것은?」


「두번째의 스킬은 자신의 마음속의 열망, 감춰진 마음이 구현된 것입니다」


「앗……」


무심코 소리를 내고 말았다.

깨닫고 말았다. 엘리자의 눈물, 나무라듯이 쏟아낸 말들의 의미를.


포기하지 못한, 내 한심함이--형태가 된 것이다.

엘리즈에 대한 꼴사나운 집착이 피를 달게 한 것이다.

연결되고 싶었다, 마셔주었으면 했었던 것이다.


「어젯밤……정말로 그 상태로 안겼더라도 저는 좋았었습니다」


엘리자의 목소리가 다시 떨리기 시작했다.

눈에는 굵은 눈물이 일렁이고 있다.


그만해줘. 나는 뛰쳐나가고 싶었다.

문이라도, 차라리 창문이라도 좋다.


엘리자는 슥하고 침대를 가리켰다.

깨끗하게 정리된 것처럼 보이지만 시트가 흐트러져있는 침대였다

잠깐 나는 전율했다.


「지금부터 안아준다고 말한다면 안아주시겠습니까?」


순간 차가운 음성으로 엘리자는 나에게 묻는다.

한줄기 눈물이 엘리자의 뺨을 지난다.


답하고 싶지 않아.

그래도 대답하는게 유일한 정답인 것은 분명하다.


위가 내 목을, 심장을 조른다.

나도 울것 같았다.


「……무리야, 미안해」


결국 나는 속내는 짜내서 대답했다.

어젯밤의 일이 있었기때문에 매력적인 엘리자의 간청이라도 들어줄 수는 없었다.


「알고 있습니다. 그것이 질님의 숨김없는 마음의 형태입니다」


그리고 내 천박함이 부른 지금의 사태이었다.

엘리자를 생각없이 훼손하고 더렵혔다.


「죄송합니다, 질님---지금의 이야기는 잊어주세요」


힘없이 깊은 한숨을 토한 엘리자가 말했다.

나는 엘리자의 상냥함에 매달리는 수 밖에 없다.

모호하게 나는 고개를 끄덕인 것이다.


「그래도……한동안 혼자 있게 해주시겠어요?」


마다할 이유가 있을까.

너무도 구제불능인 나도 엘리자의 시선에서 사라지고 싶었다.


스킬 감정의 감사를 전하고 나는 급히 엘리자의 방을 뒤로 했다.

왔을 때와는 반대로 나는 재빨리 떠났다.

쓰게, 엘리자의 일을 곱씹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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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진짜 주인공이 이렇게 암덩어리인 줄 몰랐네요.

그냥 재미있어 보이는 주제에다가 랭킹에도 올라와 있길래 손을 댔는데 번역하다가 토하겠음. 찐따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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