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굴은 나온 나는 곧바로 중앙의 산에 있는 용왕의 거처로 향했다. 리닛크에서 동굴까지는 가볍게 걸은 정도였지만 지금은 거리가 멀어서 조금 진심으로 걸었다. 순식간에 경치가 바뀌었다. 산을 내려가 가도를 벗어나자 숲에 들어서고 산을 오른다. 이 산 특유의 기후변화가 시작되었다. 뜨겁다고 생각하면 추워지고 정신이 없다. 뭐,  익숙해진데다 스킬이 있는 나에게는 전혀 의미가 없으니까. 그대로 속도를 늦추지 않고 뚜벅뚜벅 올라간다. 산에 걸린 구름을 지나가면 기후는 안정되고 벌써 해가 떨어질 것 같은 시간이 되었다.


여기까지 오는 데 수시간 걸렸구나…...오늘은 라그닐이 있는 곳에 머무르자. 아마  저쪽에 집이 있었던 거 같은데…….


눈 앞에는 거대한 건조물이 있다. 거대한 문에 장엄한 하얀 성. 여기가 용왕의 거처다. 나는 인사도 없이 그냥 안으로 들어갔다. 여기에 오는 것도 오랜만이네. 1번 억지로 데려와 진적은 있다. 나는 슥슥 나아갔다. 그랬더니 앞에는 이 성의 옥좌에 앉은 라그닐이 있었다.


「욧!! 오랜만이네」

「.......? 뭐야 너였냐……


랄까 말하고 있어!!! 말할 수 있었던 거냐 너!!!」


부부가 같은 반응하지 마.


라그닐은 블랙드래곤이다. 신장은 12m는 되겠지. 딱딱한 근육이 잔뜩있고 그 겉을 뒤덮은 비늘과 눈동자는 전부를 빨아들이는 듯한 광택있는 검은색. 머리에는 크고 날카로운 2개의 뿔이 있다. 그렇지만 지금은 약간 앙상한 것 같다.


「와즈. 그게 내 이름이야. 이제 더 설명하는 건 귀찮으니까 생략하고 너, 바람피워서 부인이 나가버렸지?」

「읏!!! 어, 어떻게 그것을? 마음을 읽을 수 있는건가? 아니…...혹시 메랄을 만난 건가!! 지, 지금 어디에 있는건가?」


라그닐이 나에게 다가온다. 가까워 가까워. 조금 떨어져. 콧바람이 거칠어.


「말해줘도 괜찮은데 메랄을 만나서 뭘 어쩌게?」

「물론 돌아오게 할거네!!」

「어떻게?」

「용왕인 내가 돌아오라는 한마디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하아…...안되겠다 이녀석…….전혀 상황을 이해하고 있지 않아…….그 한마디로 해결되는 것은 종족적인 문제다. 지금 남자와 여자의 문제라고. 해결될리가 없어. 아리아에게 차이고 사로나씨에게도 차인 현재 애인도 없는 내가 말하는 게 이상할지도 모르겠지만 말 안할 수는 없다. 이런 용왕이지만 인외의 친구니까.


먼저 라그닐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일단 미수?라는 것 같다. 바람을 핀 것은 아니라는 것 같다. 젊은 레드드래곤의 암컷이 끈질기게 식사를 권해 할수 없이 다른 드래곤들과 갔지만 정신차리고 보니 2명만 함께 있었다는 것. 그것을 메랄에게 목격된 것 같아. 너 엄청 속고 있어요. 아마도 같이 간 다른 드래곤에게는 사전공작이 되었겠지. 꽤나 육식계인 드래곤이네. 아니, 육식이네 너네들은. 문제의 레드드래곤은 캐럴이라는 이름으로 인간으로 비하자면 미인에 나이스바디답게(역설적으로) 인물도 좋고 라그닐도 다가올 때 아주 싫은 표정을 짓지 않았다고 한다.


「뭐, 같은 남자로써 기분은 알겠지만 상황에 휩쓸린 너도 나쁘다. 버티고만 있어도 별 문제 없었을 텐데…...뭐 어쨋든 메랄이 있는 장소에 데려가 줄테니까 사과해」

「왜, 용왕인 내가 사과하지 않으면 안되지? 아무것도 안했는데?」

「...........」


글러먹었다. 이 녀석.


「하아…….먼저 이 문제에 용왕이라는 것은 관계 없으니까…...어떻게 하면 알아들으려나…...」

「?」


이 녀석 …….정말로 모르겠다는 얼굴을 하고 있네. 때릴까. …….앗, 그래!


「잘 들어 반대로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메랄이 젊은 드래곤의 수컷과 둘이서만 식사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자」

「뭐라고!!!!!!! 그 녀석 죽여버리겠어. 어디에 어느 녀석이냐!!!!!!! 말해!!!!!!!」

「예를 들어서 하는 이야기야, 진정해…….그래서인데 그 광경을 본 너는 집을 떠나 다른 산에 있다고 가정하자」

「........음」

「거기에 메랄이 와서 사과하지 않고 그저 한마디 [돌아갑시다]라고만 말한다면 너는 메랄를 용서하고 돌아갈거야?」

「........음..」


라그닐이 턱에 손을 올리고 눈을 감고 상상한다.


「........용서하지 않을 것이야. 오히려 분노가 올라올 것 같아.」

「그렇지? 즉, 너가 한 것과 하려고 하는 것은 그런 일이야」

「........그런 것인가」


이제야 사태를 이해한 것 같다. 안심했다. 이제 겨우 이야기를 진행할 수 있겠다. 라그닐은 추욱 기분이 가라앉았다.


「그래서야, 이게 내가 여기까지 온 이유야. 메랄에게는 이미 만나서 사정을 들었으니까 내일 메랄이 있는 장소에 같이 가줄테니까 일단 메랄한테 제대로 사과해야해. 랄까 빌어」

「........음, 상상한 것만으로 이렇게 마음이 아프다. 나는 메랄에게 상처입히고 있었던 거구나. 솔직하게 사과하지. 근데 용서해줄지……..」



괜찮겠지. 내가 라그닐을 데려온다고만 했는데 벌써부터 자기 행색에 걱정하고 있었으니까.


「그래서 그쪽은 괜찮다고 해두고 레드드래곤 쪽은 어떻게 되는 거야? 다시 이런 문제를 일으키면 솔직히 귀찮은데…….예를 들면 누군가를 소개해줄 수는 없어?」

「그렇군……...적당한 장래유망의 젊은 아이라도 소개시켜줘야겠어…..」

「뭐, 그 정도가 좋겠네……. 그리고 사과만 하는게 아니라 메랄에 대한 걱정도 잊지 말라고?」

「알겠다」


그 다음날 우리들은 별 의미 없는 대화나 근황을 서로 물어보고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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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즈와 라그닐이 레드드래곤에게 소개시켜준 드래곤이 나중에 새로운 용왕이 되고 그 옆에는 아름다운 레드드래곤이 있었다. 새로운 용왕은 자신과 아내인 레드드래곤이 서로 만나게 된 계기가 인간의 제안이었다는 것을 알고나서는 인간과의 융화를 외치며 인간과 드래곤의 공존에 있어 첫 발걸음을 딛게 했지만 와즈와 라그닐에게는 그저 귀찮은 일에 휘말리게되는 불씨를 제공했다는 정도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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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내 손 위에는 라그닐이 올라타있다. 정확하게는 잡고 들어올렸지만


「이것은 어떻게 된 상황인가…….. 싫은 예감밖에 안 드는데…….」

「신경쓰지마라. 부부의 문제에 내가 휘말린 것에 대한 기분풀이니까…..자, 간다~!!」


그렇게 말하고 도움닫기를 했다.


「설마라고 생각하는데------」

「날아올라라 라그닐!!!!」


쿠우우우우우우웅


나는 메랄이 있는 산을 향해 라그닐을 투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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