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아라 노블레스에서 연재되고 있는 <인생, 다시한번>이라는 책이다.

인터넷 소설에서 흔하게 쓰이는 인생 회귀 및 신에게서 받은 특별한 능력으로 내용이 시작된다.

예전에 연극부에 들어갈때까지만 읽었을 때는 너무 밋밋하고 결국 연기에 엄청난 재능이 있어서 쉽게 성공하는 대리만족형 이야기라고 예상했다.

그렇지만 이번에 다시 읽게되면서 일반적인 회귀물과는 전혀 다른 흐름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1000화까지 읽으면서 일상물로 옛 아내와 다시 만나서 행복한 인생을 사는 것으로 끝날 것 같았던 내용이 조금씩 떡밥이 풀리면서 다른 장르로 변했다.


이 소설의 특징

1. 느긋한 전개

1000화가량 진행되면서 흐름 시간은 고작 8년, 고1부터 25살까지밖에 진행이 안되었다.

그리고 이마저도 중간에 3년정도는 군대와 방황을 했다면서 스킵을 했다. 

소설의 양에 비해 8년밖에 지나지 않은 것은 느긋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 느린 전개가 전혀 불편하지 않다. 

진행되는 내용들이 인과가 있고 앞에 나왔던 등장인물들이 계속 뒤에도 등장한다는 것이 이 작가의 내용구성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 매력적인 조연 캐릭터

김수연, 안주현, 이준민, 홍근수등등 수많은 등장인물들이 나온다. 

보통 조연들을 중심으로 한 스토리가 지나가면 등장하지 않거나 개성이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아예 주인공의 이야기와 연결고리가 끊기거나 너무 주인공위주의 전개가 이어지면서 그냥 누가 뭘했다 정도로만 언급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이 소설은 홍근석, 홍장해처럼 한동안 나오다가 다시 등장할 때마다 아 드디어 터질게 터지는 구나하는 인상을 준다.

그냥 그 캐릭터와 연관된 사건이 끝났다고 완전히 퇴장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든지 엮일 수 있다는 것이 등장하는 인물에게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


3. 어리지 않은 주인공

회귀물에서 가장 아쉬운 것은 회귀하기 전의 삶과 성격이 너무 달라진다는 것이다.

하는 행동을 보면 전혀 예전에 삶을 오래살았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다.

결국 정신은 몸을 따라간다고 하면서 퉁치려고 하지만 이 소설에서 나왔듯이 성격은 기억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는 나는 납득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오히려 마루라는 주인공이 하는 계산적이고 이기적인 삶이 더 사실적으로 다가온다.


4. 능력의 개입

이 소설을 읽기 전에 "재벌집 막내아들"이라는 소설을 읽었었다.

이 소설은 주인공이 회귀한뒤에 우리나라에 있었던 많은 사건사고를 이용해서 투자와 투기로 많은 돈을 벌고 재벌그룹을 집어삼키려는 대리만족형 소설이다.

그에 비해 마루는 미래의 기억으로 이득을 보려고 하지 못한다. 그리고 신이 준 마음을 읽는 능력은 초반에만 조금 등장하고 뒤로 갈 수록 등장빈도가 많이 줄어든다. 즉 회귀한 것 치고는 진짜 다시 삶을 사는 것 말고는 메리트가 그리 많지는 않다.

오히려 이러한 점들이 어떤 이유든간에 묘한 현실감을 느끼게 해줘서 좋았다.


이 소설의 단점을 굳이 꼽자면 연재기간이다. 2014년 11월부터 지금까지 약 3년간 연재가 되었는데 스토리상 절반정도 진행된 것 같다. 아직 풀리지 않은 떡밥으로 이준민, 정해주와 관련된 떡밥, 강기우가 최근에 정리가 되는 듯 했지만 홍장해의 뒷맛이 찝찝해지게 하는 마지막 말, YM그룹 회장, 토끼와 가면남자의 향방이 있다. 전개속도를 보면 또 상당한 기간이 지나야 할 것 같은데 부디 작가님이 완결날때까지 써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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